양당 정치 실망감에 소구
유력 인물 부재 극복해야

내년 총선을 10개월 남겨놓고 정치권에 '제3지대론'이 주목받고 있다. 21대 국회가 보여준 거대 양당의 소모적 정치에 실망한 중도층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제3지대 형성을 준비하는 전·현직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과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광주 서구을)이다.
금 전 의원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고 오는 9월을 목표하고 있다. 그는 21일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당의 내용을 만들고 방향을 정하는, 흔히 얘기하는 당의 강령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창당 관련 실무 작업과 외부적으로는 우리 생각을 알리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일단 독자적으로 창당을 공식화하고 당명도 '한국의 희망'으로 정했다. 오는 26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 예정이다. 200~300명의 준비되고 교육받고 훈련된 분들을 모아 전국에 후보를 내겠다는 포부다.
양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당 정치가) 나아진 게 없다. 공수만 바꿔 가면서 정치를 퇴행시키는 상황을 국민이 보고 있다"며 "그동안의 여러 과정이 새로운 정당의 출범과 새로운 정치를 시작해야겠다는 것을 굳어지게 했다"고 말했다.
신당 등장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0~12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률은 26.5%에 달했다. 특히 중도성향(41.9%)에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새로운 정치 세력 등장의 당위성에 국민 다수가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거대 양당은 검수완박, 양곡법, 체포동의안 등 처리 국면에서 극한의 대결 정치를 보였다. 정권교체도 있었지만 어느 한쪽이 지지율에서 큰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당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참여할 스타급 인물군이 마땅치 않은 데다 국민의힘·민주당 이탈 인사들을 영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당 비주류 의원이 공천에 탈락할 경우 받아주는 방안이 있지만 ‘이삭줍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데 성공한 제3당은 국민의당과 자유민주연합이 꼽힌다. 이 두 당은 안철수, 김종필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이끌었다. 또한 각각 호남과 충청에 지역 기반이 있었는데 현재 준비되는 신당은 모두 지역 기반이 불분명하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금태섭, 양향자 이런 분들이 시도하고 있는 제3지대 움직임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선거제도 개편, 이게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동력을 크게 얻기는 힘들 거다. 지금처럼 단순 소선거구제로는 이게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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