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70구 화장하면 11t 탄소 배출
미국에선 퇴비장, 스웨덴서 냉매 기술 추진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도 사망자는 날로 늘고 화장률이 90%에 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5일 장례 업계에 따르면 시신 1구를 화장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160kg에 달한다. 하루 평균 70구를 화장한다고 하면 총 11.3t의 탄소가 배출된다.
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탄소중립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내 사망자 수는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32만명이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장률은 매장률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보건복지부 화장률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화장률은 90.5%에 달했다. 사망자 수 31만7774명 중 화장한 사망자만 28만7704명이다.
따라서 장례 업계에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다른 화장법을 시급히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장례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미국에선 퇴비장이나 급속 냉매 가스를 활용한 화학 기법 등으로 자연친화적인 장례법이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비장은 고인의 시신을 약 한 달 동안 풀이나 나무, 미생물에 덮어 자연적으로 분해하고 이후 퇴비용 흙으로 만드는 새로운 장례 방법이다. 급속 냉매 가스를 활용한 시신 처리 방법도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급속 냉매 시신 처리법은 액체 질소로 시신을 영하 196도에서 급속 냉동하고 얼어붙은 시신을 진동으로 분해한다. 이후 미세한 분말로 바꾸어 옥수수나 감자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용기에 시신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스웨덴에선 이미 화장을 대체하는 시신 처리 방법으로 정부가 합법화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장례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에 따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장을 비선호하고 화장을 선호하는 시점에서 탄소 중립 정책에 맞게 국내에서도 다양한 장례법 도입을 위한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국내에선 2012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으로 편입됐다. 2022년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1990년 한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 5000만t으로 세계 29위였지만 2020년에는 5억 9800만t으로 9위로 뛰어올랐다.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등 네 나라 배출량을 합한 것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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