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보건특위 국회 토론회
과로에 우울증 확률 증가
의료기관 불법 관행 만연

주 80시간 근무 등 과로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국회가 의견 수렴 및 대책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위원장 신현영)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젊은의사협의체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2030 전공의 간담회: MZ세대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청년 전공의 노동실태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책에 대해 토론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환자 안전 확보 및 필수 의료 분야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전공의 과로방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강 회장은 "고용노동부 과로사 인정 기준은 주 60시간 근무인데 과반수 이상(약 52%)의 전공의는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전공의 과로사 및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한 근로 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2022년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 80시간 초과로 근무한 인턴은 75.4%에 달했다. 1년 차 전공의의 4주 평균 근무 시간의 중윗값은 90시간이었다.
전체 전공의의 주 평균 근무 시간은 77.7시간으로, 과목별로는 흉부외과(102.1시간), 외과(90.6시간), 신경외과(90.0시간) 등 필수 의료 분과가 특히 많았다. 또한 응답자의 약 66.8%가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경우 최대 연속근무 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하고 있고 유럽은 24시간 안에 최소 11시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야간 근무를 위해선 24시간마다 8시간 제한 근무를 하고 있다. 일본은 연 960시간을 넘으면 월 100시간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의료기관의 불법 관행도 꼬집었다. △근무 시간 허위 기재 △휴게 시간 임의 제외 △수련 시간 미준수, 미계측으로 급여 미지급 발생 등이 만연한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형렬 서울 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동시간이 길수록 우울 증상이 증가한다. 비정규직일수록 더 심하다"며 "야간 근무 시 우울증이 4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직무 스트레스, 직장 내 폭력 경험 등의 환경도 과로의 질적 요소"라며 "주당 평균 노동시간뿐 아니라, 불규칙하게 몰아서 일하는 문제나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느냐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희철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장은 "앞으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제안하신 제도개선의 방향이 수련 현장에 반영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할 것 같다"며 "국민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은 지난달 해외 전공의 근로 시간 규정 제도를 참고해 현재 최대 36시간으로 설정된 연속 수련 시간을 24시간(응급상황 시 30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일명 '전공의 과로방지법'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12시간 수련 후 12시간 휴식, 또는 24시간 수련 후 24시간 휴식 등 수련 시간 상한 시설을 응급실과 중환자실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 의원은 "이번에 정부가 주 69시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MZ세대의 상당한 반발을 사고 있는데, 보건 의료계 젊은 의사들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개선해서 노동에서의 취약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보건의료인들의 근무 개선을 더 적극적으로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개선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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