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청역서 탑승 시위 진행
내달 20일까지 4호선 시위는 유보
오세훈 탑승 시위 '불법'이라 판단
"전장연 시위로 장애인 혐오 생겨"

23일 오전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시의 장애인 지도점검에 항의하기 위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장연의 불법을 바로잡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2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전장연이 두 달여 만에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은 20분 넘도록 탑승 시도를 이어갔고 그 사이에 총 7대의 열차가 지나갔다. 

전장연은 서울시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도점검'에 대한 항의로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서울시는 지난 6일부터 서울형 장애인 활동 지원급여 추가 수급자 2600명을 대상으로 일제조사를 했다. 전장연은 이를 '전장연 죽이기'라며 "사업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점검"이라 주장했다.

탑승 시위를 진행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대화하지 않으면 시청역 승강장에서 1박 2일 노숙을 진행할 것"이라며 "대화에 나설 때까지 농성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재즈피아니스트이자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인 시각장애인 강상수 씨의 글을 인용하면서 "불법 행위는 반드시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 시장은 "오래 공들여 쌓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장애인에게도 지혜롭지 않다"고 했다.

강씨는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역무원 직원과 열차 내 시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강씨는 "감사한 일"이라며 "시각장애인 안내 서비스는 서울지하철 모든 역사에서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그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하철을 막고 드러누우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강씨는 "흔쾌히 안내하고 환승 위치로 데려다주던 시민들이 전장연의 시위로 인해 화가 많이 났고 장애인에 대한 혐오까지 생겼다"며 "전장연의 불법 점거 시위를 막아달라"고 오 시장에게 호소했다. 

이날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도 전장연의 시위 현장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석왕 한장협 회장은 "오로지 전장연의 이익만을 위해 불법 행동을 이어가며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거주시설 예산을 자신들만을 위한 예산으로 장악하려 하고 있다"며 "장애인 거주 시설은 각종 조사를 받게 요구했으면서 서울시 조사를 강압 및 표적 수사라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장연은 "국무총리 면담을 추진 중"이라며 서울지하철 4호선 지하철 탑승 시위는 다음 달 20일까지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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