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익률 -8%대로 저조
조규홍 "인력 보수 합리화"
기금본부 공사화 부상

국민연금 고갈 (PG) /연합뉴스
국민연금 고갈 (PG)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악화로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하면서, 기금운용 개혁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은 총 운용 수익률이 -8.22%, 손실액은 80조원에 육박해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정부와 여당은 기금 운용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와 집행 조직인 기금운용본부 조직 및 제도 전반을 들여다보며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국민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2022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운영 규정 개정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결산 결과 국민연금기금의 순자산은 약 890조4000억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약 58조원이 감소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금운용위에서 "정부는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운용인력의 보수 수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하고, 금융시장·운용사와의 원활한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구축 등 기금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으로 해외사례 벤치마킹이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실의 '주요 6개국 연금 수익률 현황'에 따르면 5년(2014~2018년) 연평균 수익률은 캐나다(CPP) 10.7%, 미국(CalPERS) 8.1%, 네덜란드(ABP) 6.2%, 노르웨이(GPFG) 4.7%, 일본(GPIF) 4.4%, 한국 4.2%였다.

추계세제분석실은 "캐나다 연금은 적극적인 투자다변화 정책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2016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대 기금운용수익률을 2075년까지 공개하고 있어, 높은 기금운용수익률의 사례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기금운용 거버넌스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의 하부 기구인 기금본부를 독립된 공사로 만들 경우, 정부의 이해를 떠나 수익성에 집중하는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금본부가 공단 내 다른 조직과 구성원 등에서 이질적이니 공사화를 하면 민간 전문가 집단으로 조직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2015년 지방(전북 전주) 이전 후 인력 유출이 잇따랐으니 공사화 후 서울로 재이전한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편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소속 민간자문위원회 논의는 4개월 넘게 지지부진하다. 보험료율 인상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당초 마련한 개혁 일정들이 줄줄이 연기된 상황이다.

당초 민간자문위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받는 돈)과 보험료율(내는 돈)의 조정, 기초·직역 연금과의 연계 등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단일 개혁안'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문위원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위원들의 주장을 모두 병기한 경과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복지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전 공동운영위원장인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늘어나도록 돼있는데 의무 가입 연령은 그대로"라며 "그 기간 안에 점점 늘어날 공백을 없애기 위해서 가입 의무 연령도 상향하는 식으로 조절해야 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