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의 단체 행동이 미국으로 떠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한 의원들의 배후가 이 전 대표일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이들은 이 전 대표가 대장동 의혹 등을 처음 제기해 민주당 분열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2일 오전 11시 기준 민주당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이낙연 영구제명 게시글의 동의자는 2만 4000여 명이다. 지난달 28일에 올라와 불과 이틀 만에 빠르게 동의를 얻고 있는 것이다.

청원인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지금 이 대표를 고통받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며 "사과하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서 이 대표를 제거할까 이 궁리만 하고 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을 검사독재 정권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반드시 강제 출당시켜야 된다"고 주장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단체 행동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표결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지지자들의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 대표의 말을 전했다.

이번 이 전 대표에 대한 개딸들의 청원은 앞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출당 권유 및 징계 청원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전 위원장의 청원 마감은 아직 남았지만 이미 권리당원 5만명 이상이 동의해 이미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박 전 위원장에 이어 이 전 대표까지 답변 기준을 충족할 경우 당은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야 한다. 

민주당 내 쓴소리를 자처하는 이상민 의원은 지난 1일 KBS 더 라이브에서 "팬덤이 특정인을 지지하고 열광적으로 따르는 건 좋은데, 너무 지나쳐 상대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 악화화(하는 것은) 병들어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딸들의 행동은 청원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이른바 '수박(겉은 파란색 민주당이지만, 속은 빨간색인 국민의힘)'으로 의심되는 의원 색출에 한창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친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앞으로 이 대표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라며 "당원들이 뽑은 대표이니 사퇴 여부도 당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비명계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에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지도부에게 새로운 대안이 있을지 의문이고, 결국은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 쪽으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덤은 당을 존속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지만, 지나친 지지와 열광은 당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