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쉘위댄스] (22)
사교댄스는 미군정 때 들어오고
댄스스포츠는 80년대에 들어와
손가락 모아 뱅뱅 돌리는 시늉은
지터벅(지르박) 동작을 의미해
댄스스포츠와 사교춤을 구별할 수 있나요?
‘댄스 배우러 다닌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사교댄스를 배우러 다닌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사교댄스가 우리나라에서는 역사도 오래되고 인지도 면에서도 더 알려져 있다. 사교댄스는 미군정 시절에 들어와 신문명으로 등장했는데, 군사 정권은 사교춤이 불법행위라며 단속하면서 질곡의 역사를 거쳐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사교춤은 지터벅(Jitterbug, 지르박으로 알려져 있음)과 블루스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전한 춤 종류다. 지금은 카바레와 콜라텍에서 즐길 수 있다. 내가 춤 선생이라고 하면 손가락을 모아 뱅뱅 돌리는 시늉을 하는데 지터벅 동작을 뜻하는 것이다. 댄스스포츠의 홀드 방식은 모던댄스는 클로즈 홀드이고 라틴댄스도 오픈 홀드라도 양손을 다 쓰거나 클로즈 홀드가 많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은 사교춤과 댄스스포츠를 구별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댄스스포츠는 80년대에 스포츠댄스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시범 종목을 앞두고 국제기구에서 댄스스포츠로 개명한 것이다. 자이브, 룸바, 차차차, 삼바, 파소도블레로 구성되는 라틴댄스, 왈츠, 비에니즈 왈츠, 퀵스텝, 폭스트롯, 탱고로 구성되는 모던댄스를 말한다.

90년대쯤 댄스스포츠가 본격적으로 붐을 일으키면서 댄스에 대한 이미지도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사교댄스도 더 이상 음지가 아닌 양지로 나와 공생하게 되었다. 댄스 학원이라는 곳에서도 정통 댄스스포츠만 가르치는 곳도 있으나 댄스스포츠와 사교댄스를 같이 가르치는 곳도 많다. 사교댄스만 가르치던 학원에서도 강사가 댄스스포츠를 익혀 같이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아무래도 사교댄스 위주로 가르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이 차이를 모르면, 강사가 가르치는 대로 배우게 된다. 댄스스포츠를 배우러 갔는데 사교댄스 위주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정통 댄스스포츠만 가르치는 학원은 검색해서 찾아야 한다. 처음 입문하는 대로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에 생각하던 것과 다르면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사교댄스와 댄스스포츠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사교댄스는 말 그대로 사교를 위한 춤이다. 반면에 댄스스포츠는 말 그대로 스포츠적인 요소가 강하다. 스트레칭을 요구하고 운동 강도도 높다. 그러므로 미끄럽지 않은 마룻바닥에서 춘다. 현재 초등학교부터 각급학교에서도 보급하고 있고 대학에 정식 과정이 있는 곳도 많다. 경기대회도 연중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이고 올림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래 호시탐탐 정식 종목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댄스스포츠를 사교댄스라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볼룸댄스라고 큰 방에서 추는 춤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모던댄스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현대 무용과 착각할 수 있으므로 ‘스탠더드 댄스’라고도 한다. 댄스스포츠에서의 탱고는 오리지널 ‘아르헨티나 탱고’를 모던댄스로 발전시킨 것으로 ‘인터내셔널 탱고’ 또는 ‘콘티넨털 탱고’라고도 한다. 왈츠라고 하면 슬로 왈츠를 말하는 것이고 폭스트롯도 슬로 폭스트롯을 말한다.
댄스스포츠는 100년 전 영국에서 각국, 각 지방의 춤이 서로 달라 같이 추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어 세계적으로 동작을 체계적으로 통일한 춤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사교댄스와 달리 전 세계 공통이다. 사교댄스는 우리나라에서만 발달한 춤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는 통용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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