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보호원 컨퍼런스 개최
창작자 허락 없이 도용되는 저작물
뉴미디어 산업엔 저작권 효력 미미
홍회진 "메타버스 가이드 마련 촉구"

플랫폼 경제 시대가 오면서 저작권 이슈가 뜨거워지고 있다. 수많은 창작자가 제각기 콘텐트를 만들어 플랫폼에 올리면서 저작권 위반 사례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랫폼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한국도 과거 저작권을 복제해야 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한류 인기로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제도와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판교 아이스퀘어에서 한국저작권보호원과 K-콘텐츠크리에이터연합회(KFCC)가 공동 주최한 '뉴미디어 시대의 저작권과 크리에이터 콘텐츠 전망'이란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 좌장은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이사가 맡았으며, △김현숙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연구소장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양효욱 소셜러스(주) 대표이사 △홍회진 에코마이스(주) 대표이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정경민 대표는 "수많은 1인 미디어 창작자가 나타나면서 저작권 대응에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한류 콘텐츠를 지키기 위한 장치로 저작권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숙 연구소장은 "케이팝(K-POP) 유행으로 로블록스 게임에서 음악 저작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연구소장은 로블록스의 음악을 사용하는 행태가 "저작권을 허락받지 않은 방식"이라며 "음악과 더불어 K-POP 안무 묘사 및 그룹의 로고가 들어간 응원봉 등 복합적인 지식재산권의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로블록스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메타버스 플랫폼형 샌드박스 게임으로 게임 방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케이팝 등의 음악이 재생된다. 이에 음악 저작권 등의 위반으로 미국에서 소송이 진행됐으며, 한국음악콘텐츠협회도 로블록스 내 저작권 침해 문제를 지적해 왔다.
김 연구소장은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라 어떤 나라의 법률에 따라 처벌할지 분쟁이 있다"며 "법률적인 해결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음악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건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 회사와 저작권자가 큰 틀에서 사용료 협상을 이끌어내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홍회진 대표는 메타버스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다뤘다. "크리에이터가 저작권을 어려워하듯 메타버스 전문가도 마찬가지"라며 "메타버스 전문가의 저작권 사례 분석을 통한 종사자·이용자·창작자·개발자에게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를 모방해 가상공간이 구축된다. 따라서 메타버스 내에서 통용되는 디지털 저작물은 현실의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홍 대표는 "자율성과 초월성이 메타버스에서의 성공 척도"라며 "K-콘텐츠가 메타버스와 같이 융합됐을 때 그 시너지는 막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효육 대표는 본인이 경험했던 크롤링 사례를 언급했다. 크롤링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그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나 마케팅 기업이 수집·분석한 1인 미디어의 데이터를 악의적인 목적으로 불법 크롤링한다"며 "크롤링 당하면 몇 시간 동안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양 대표가 운영하는 소셜러스는 유튜브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유튜버 순위와 해당 채널의 상세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들은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전문가 검수를 거쳐 '저작권 OK' 인증을 받았으며, 상표권도 등록된 사업체다.
불법 크롤링 소송까지 진행했던 양 대표는 그 대응책으로 "서버로그를 잘 보관하는 것과 저작권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저작권보호원에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는데 몰라서 활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작권을 침해당했다고 하기보다는 저작권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세 가지로 고소하는 게 쉽게 풀린다"며 "실제로 고소하면 경찰 내 경제팀이 담당해 대응 논리가 깔끔해야 피해를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형주 변호사는 "경찰이나 검찰도 이런 인터넷 프로토콜(IP) 사건이 익숙치 않아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IP 사건은 형사재판으로 고소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며 "여기어때나 야놀자 등의 사례를 보면 형사재판에서는 무죄, 민사재판에서는 유죄가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지식재산전담부는 IP 전문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가 5개"라며 "민사로 진행되면 그 재판부에 배속돼 사건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례가 정리되면 형사사법기관도 가이드라인 삼아서 적극적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컨퍼런스 후에는 댄스 그룹 '원밀리언' 소속의 '팀 color'의 특별 공연이 펼쳐졌다. 원밀리언은 2600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댄스그룹이다. 케이블방송의 댄스 배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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