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혐오 무당층 증가, 尹 대통령 비전문성

국민의힘 당내 최대 현안이었던 이준석 전 대표 리스크가 마무리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됐지만 여야의 지지율에는 큰 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는 여야 정쟁에 마음을 닫은 무당층의 증가와 윤석열 대통령의 잇따른 국정 실책으로 인해 정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대장동·위례 도시개발사업 로비부터 성남FC 불법후원금 사건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9일 체포되고 22일에 구속되는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난타에 힘을 쏟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가 옥쇄 전략을, 연환계를 풀지 않으면, 민주당은 이재명이라는 자연인과 함께 침몰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수사를 거부하는 자, 그자가 바로 범인”이라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따른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 효과는 없었다.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미디어트리뷴 의뢰, 17~21일 조사, 2512명 대상)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주 조사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48.4%, 국민의힘은 1.0%포인트 하락한 3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2.9%를 기록하며 10주 연속 30% 초반 선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문가는 여야를 비롯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요지부동인 원인으로 증가하는 무당층과 윤 대통령의 국정 무능을 꼽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만약 현재와 같은 지지율 추세가 이어진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비전문성 또는 대통령답지 않은 언행과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가 지금의 전당 지지율에 먼저 반영돼 있는 것”이라며 “이미 대선 당시 이재명에 대한 희망을 저버린 국민들은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고, 민주당의 상황이 나빠진다고 해도 윤 대통령의 실책으로 인해 여권으로 지지가 올라가지도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 인해 지난 대선과 같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여야는 핵심 지지층 재결집에만 총력을 다하고 극한 대립만 이뤄지니 무당층의 마음이 한쪽으로 가지 않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민생 관련 성과가 뚜렷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갤럽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28%를 기록,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2주 차 18%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20대 이하에서 정당 지지율은 무당층 47%, 더불어민주당 25%, 국민의힘 20% 순으로 조사됐다.
여아가 민심을 뒷전에 두고 정쟁에 집중하는 탓에 어느 한쪽도 무당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가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지만, 민생은 뒷전에 두고 심하게 싸우는 측면이 있다”라며 “중도층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강성 핵심층의 목소리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