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초청 오찬 간담회
여소야대 극복 위한 다짐
'윤석열' 세 번 외치며 화기애애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시키고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취임 후 첫 원외 위원장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정치를 선언하고 국민 앞에 나설 때 저의 모든 것을 던지기로 마음먹었다.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천효정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고,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이런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다 함께 선거를 겪은 동지들"이라며 차기 총선 승리와 성공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외 위원장들은 차기 총선 승리를 통해 '여소야대' 구도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윤석열'을 세 차례 연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외 위원장들은 총선에서 해당 지역구 후보로 공천되기 유력한 인물들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에 공감하면 진보든 좌파든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지만,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거론하며 '종북 주사파 세력에 밀리면 안 된다'는 한 당협위원장의 발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오부터 1시간 20분 동안 열린 간담회에는 나경원(서울 동작을), 정유섭(인천 부평갑), 심장수(경기 남양주갑), 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김항술(전북 정읍고창), 김영진(제주 제주갑) 등 원외 위원장 88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이들에게 '대통령 시계'를 선물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참석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이 당 비대위의 '당협 줄세우기'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시점에 오찬을 열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윤심'을 반영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총선까지는 1년 6개월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대통령실 중심의 단합을 도모한 행보가 조만간 예정된 당협 정비 작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정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전국 253개 당협 중 공석인 68개 사고 당협위원장을 추가 공모할 방침을 내놨다. 전국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도 예고해 둔 터라 현역 당협위원장도 일부 물갈이될 전망이다. 이날 오찬에 참석하고도 물갈이 대상이 되는 위원장은 '최후의 만찬'을 겪은 셈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추가 공모를 추진했다가 최고위원회 의결 단계를 넘지 못한 16곳은 백지 상태에서 당협위원장을 다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허은아(서울 동대문을) 의원 등이 포함된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면 2024년 총선 과반 승리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어진 여의도 정치 지형을 수복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친윤계가 대거 입상할 경우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은 한층 더 높아진다.
다만 전문가는 윤 대통령의 총선에 대한 의중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대통령은 대한민국 전체 대통령이지 정당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이 시점에서 여당의 위원장들로 불러 총선 얘기에 끄덕인다는 자체가 야당한테 심각하게 반발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상당한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당무 개입을 하면 안 되지만 원외 위원장들을 부른 건 전당대회에서 도와 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 아니겠나"라며 "그래서 내년 초 친윤계가 당대표 됐다고 치더라도, 내년 말까지 아무 탈 없이 집권당을 끌고 간다는 건 천만의 말씀"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