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나경원·안철수·김기현, 서로 견제
전문가 "2016년 '옥새 파동' 잊지 말아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7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7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차기 당권 경쟁이 조기에 불붙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난제였던 '이준석 리스크'가 해소된 즉시, 당권 주자간 신경전이 치열해진 것은 내후년 총선 공천권이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인정받았다. 전당대회는 정기국회가 마무리된 후인 내년 2월쯤 열릴 전망이다. 유승민·나경원·안철수·김기현 등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들은 경쟁자들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고 나섰다.

우선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은 1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 "다음 대선에 나오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이번 당대표 선거에 나오면 1년 5개월 정도 남았지만 총선 과정에서 사심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대표로 나올 사람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당을 사당화하거나 개인 사단으로 인물을 구축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당내 자기 사람을 심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당의 공정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개인 사당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권주자급인 당권주자들은 개의치 않고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2024년 총선에서 자신과 가까운 계파 그룹이 많이 당선돼 주류를 차지하면, 3년 뒤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경쟁력 있는 선명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며 "유 전 의원은 개혁보수, 나 전 의원은 전통보수를 지향하고 저 안철수는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3파전' 구도를 제시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부쩍 수위 높은 표현으로 여권 주류와 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11일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글을 올린 윤핵관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향해 "천박한 발언"이라고 직격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여론조사에서 본인이 당권주자 1위에 올랐다는 결과를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1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는 항상 제가 1등”이라며 당심에서는 자신이 앞선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의 발언은 전당대회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전당대회 룰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지 않았지만, 룰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도 관건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30% 비율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 몰표를 받은 결과, 당원 투표(70%)에서 1위를 차지한 나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 바 있다.

전문가는 벌써부터 국민의힘 내 당권 경쟁이 가열되는 모습을 비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제 비대위를 겨우 출범시켰는데, 그동안 이준석 내홍 때는 숨어있던 자들이 갑자기 또 당권을 잡겠다고 나선 건 좋지 않다"며 "당에서는 어쨌든 여소야대 하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에 좀 진력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공천권에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2016년 결국 김무성 전 대표하고 박근혜 대통령하고 난리가 나 갈등이 생기고 무너진 것 아니냐"며 "과연 당 대표가 마음대로 공천할 수 있을 거 같으냐. 이 당의 체질 개선부터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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