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ar 톡]
'타이거 우즈' 효과 받은 제네시스
한국·미국서 브랜드 가치 높아져
독일 3사 주름잡는 유럽 시장은?

3년 전, 미국의 유명 프로 골퍼 '타이거 우즈'는 골프 행사에서 제네시스를 협찬받았다. 우즈 본인이 직접 제네시스 GV80 차량을 몰았는데, 이날 LA 카운티 교외 랜초 팔로스버디스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본인이 몰던 제네시스가 도롯가로 여러 차례 구르다 전복됐다. 차량의 앞, 뒤 범퍼는 완파됐는데 다행히도 우즈는 다리만 다쳤을 뿐 멀쩡했다. 그리고 그가 탄 차량이 현대차의 제네시스라는 얘기가 미국 내에서 돌았고, 연일 해당 모델은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됐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수십 년간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렇게 시작한 브랜드가 제네시스다. 사실, 초기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대중 브랜드에서 고급 차종을 의미하는 단일 명칭이었다. 에쿠스를 대체할 새로운 모델이었을 뿐이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현재 미국 실적은 매우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의 잣대인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예전에 비해 3배 정도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차종 1대가 판매되면 경·소형 브랜드 대비 수배 이상의 이익률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사실 일본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렉서스는 미국 시장 안착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고급 차 이미지를 주면서 지금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다. 그러나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에선 존재감이 떨어져 성공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제네시스는 어떨까. 제네시스는 SUV 분야에서 안정화 단계에 있다.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약 3년 전엔 미국 최고의 스타 골퍼인 타이거 우즈가 협찬 차종인 제네시스 GV80을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차량 파손 대비 경상의 부상을 입으면서 안전에 대한 더욱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면서 판매량은 더욱 증가했다.
최근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는 미국과 국내에서 소비자 인식 제고를 통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유럽 시장은 숙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통을 중시하는 시장인 만큼 현대차 입장에선 쉽지 않은 도전이다. 유럽 소비자들은 국내 소비자처럼 차종을 자주 바꾸지도 않을뿐더러,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도 높다.
그래도 현대차가 유럽에서 약 11%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는 것을 보면 희망은 충분히 있다.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미 세단과 SUV 등을 기준으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군을 형성하면서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 기존의 내연기관 브랜드를 모두 전기차 브랜드로 바꾼다는 전략을 세운 만큼 향후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인 만큼 BMW·벤츠·아우디 등 기존 고급 브랜드들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다'는 속담처럼, 현대차에도 기회가 생겼다는 의미다. 테슬라도 그렇고 현대차도 글로벌 선두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기준으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새로운 탄생과 미래를 보장받을 기회가 지금이다.
미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다른 말로 새로운 기회도 늘어난다는 뜻.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인정받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기회를 놓치느냐 잡느냐는 이제 현대차가 선택해야 할 문제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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