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비정규직 여성 비율↑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남성 선호"
성별 정규직 전환율도 남성이 높아

국내 성차별 문화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인턴,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남성 직원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국가지표체계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약 10년간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평균 46.1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가 약 30%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0년 비정규직 근로자 남녀 비율은 남성이 26.9%, 여성이 41.7%로 확인됐다. 이후 6년간 여성이 평균 44.2%, 남성이 28%를 웃돌다 2017년 여성 비율이 41.2%, 남성은 26.3%로 나타나면서 차이 폭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도 15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지난해 기준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81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5명 중 1명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월평균 임금은 194만원이다.
국가지표체계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조사 과정에 있어서 파견직, 프리랜서, 일일근로자, 인턴을 포함했다. 조사 대상 연령 중 약 60%는 20대~30대인데, 대부분 취업준비생이다.
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고용 형태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고용 형태가 다양화되면 고용의 안정성이 낮아지고 근로조건이 악화한다는 것"이라며 "여성 비정규직근로자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경력 단절 여성의 어려운 사회 복귀, 정규직 전환 과정에 있어서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의미도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남녀 비율도 차이가 났다. 한국사회복지단체협의회 여성근로자복지연구회가 조사한 '2021년 만 19~29세 청년층 정규직 전환 성별 차이' 자료를 보면, 남성의 정규직 전환율은 45.9%, 여성은 이보다 낮은 36.4%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의 남녀 선호도 조사에서도 성별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 5월 사람인이 국내 기업 721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성별 선호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 인사담당자 55.1%는 채용 시 선호하는 성별이 있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성별로는 남성이 73.6%로 여성 26.4%보다 약 3배 많았다.
이들 기업이 남성을 더 선호하는 이유로는 '업무 특성상 남성에 적합한 직무가 많아서(70.2%, 복수 응답)'가 많았다. 이어 '야근, 출장 등 시키는 데 부담이 적어서(25.7%)', '조직 적응력이 더 우수해서(21.6%)',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업무 단절이 없어서(18.2%)' 등을 남성 선호 이유로 꼽았다.
이를 두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내에서 꾸준히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실제 채용 현장 및 기업에서는 여전히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등으로 성별에 따른 차별을 막는 실효성 있는 제도들이 하루빨리 도입돼서 성별이 아닌 능력에 따라 평가하고 채용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