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되지"
남녀불평등 고정 관념이 문제
20~30대 우울·자살률 높아
보수적인 가정 교육 개선해야

20~30대 여성을 지칭하는 '이대녀'의 우울증·자살률 수치가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때부터 이어진 남·여 불평등 사상에서 비롯된 후유증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올 2분기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30대 연령층의 우울 정도가 타 연령층 대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 정도가 심각했다. 전 국민 우울 위험군 비율은 16.9%로, 지난 2019년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우울 위험도가 24.2%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40대(17.0%), 50대(16.0%), 20대(14.3%), 60대(13.0%)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18.6%로 남성(15.3%) 보다 3.3% 더 높았다. 30대 여성의 우울 위험군 비율도 7%인데, 타 연령층 여성 대비 약 3%가량 높게 나타났다.

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 폭도 전 연령·성별 대비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 자살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2019년에 비해 16.5%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70대 남성 자살률이 13.6%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1 자살 예방백서'를 봐도 2020년 대비 2021년 20대 여성 자살률은 25.5% 증가했다.
이처럼 유독 20·30대 여성의 우울 위험도가 높게 나온 이유는 '10대 때부터 이어져 온 남녀 불평등 사상 속 스트레스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남녀평등이 여성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는 시각은 현재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정신적인 문제라는 것이 그 징표로 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대 자살 여성의 자살 이유 중 58.4%가 정신적인 문제였다. 남성의 경우 24%가 경제적인 문제로 자살한 것과 대비된다.

김기웅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전 세계 통계를 봐도 유독 중국과 한국의 20·30대 여성 자살률이 높은데, 남녀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 혹은 '여자는 잘 가꾸고 몸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라는 등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이어져 온 것"이라고 봤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국내 양성평등 실태조사에서 10대 여성이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은 6.4%, 10대 남성은 1.7%로 나타났다. 흔히 거식증이라고 불리는 '섭식장애' 발병 비율도 10대 여성이 4.8%, 남성이 0.7%로 조사됐다. 섭식장애는 우울증·자살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화전국부녀연합회 통계를 보면 전체 중국 가정의 30%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 해마다 발생하는 여성 자살자 60%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죽음에 이른다. 가부장적인 가정환경이 여성을 죽음으로 이끄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즉, 지나친 보수적 교육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사회복지단체협의회 소속 한부모협회 관계자는 본지에 "여자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을 가정에서 주입식 교육을 통해 여성에게 강요하는 성향이 국내는 크다"라며 "이 같은 현상이 되려 우울증으로 이어져 20대, 30대 여성의 우울 위험도, 자살률을 높이는 것이다. 남녀평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