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내각 여성 비율 26.32% 가장 높아
이명박 정부 당시 남성 93.75% 여성 6.25%
전문가 "사회적 여성 인식부터 확립해야"

남성 편향적 정부 내각 구성이 논란이다. 지난 20여년간 이어져 온 고질병이란 지적이다. 역대 정부를 보면 이명박 정부에 남성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고, 윤석열 정부의 경우 15.79%가 여성 인사로 구성됐다.
13일 여성경제신문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정부 내각 여성 비율을 취재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가 26.32%의 여성 인사를 기용했다.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93.75%가 남성으로 구성됐고 여성은 6.25%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박순애·김승희 후보자가 임명되면 전체 내각 남·여 비율이 각각 73.68%, 26.32%로 역대 정부 중 세 번째로 여성 비율이 높은 내각이 된다.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지 않는다면, 약 15% 비율만 여성이다.

김대중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모두 남성 88.89%, 여성 11.11%로 구성됐다. 노무현 정부의 여성 비율은 21.05%다.
문 정부는 2017년 출범 후 강경화 외교부, 김영주 고용노동부, 김은경 환경부, 김현미 국토부, 정현백 여가부 장관 등 총 5명이 여성 장관으로 임명됐다. 전체 중 27.7%다. 2020년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임명되면서 30%대 여성 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는 총 3명의 여성이 장관직을 이어갔다. 박근혜 정부 2명, 이명박 정부는 1명이었다. 이달 13일 기준 윤석열 정부 여성 장관은 김현숙 여가부, 이영 중기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다.
정부별 학력과 평균 연령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을 의미하는 일명 'SKY' 비율은 현재 윤 정부가 가장 높다. 전체 내각 인사 중 84.21%가 SKY출신이다. 김대중 정부에선 55.56%가 SKY출신이고 나머지 44.44%는 비SKY출신으로 기용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57.89%가 SKY출신이었다.
내각 평균 나이는 노무현 정부가 55세로 가장 어렸다. 문재인 정부는 평균 61.4세로 가장 나이가 많았고, 김대중 정부가 58.9세, 박근혜 정부는 58.6세를 기록했다. 지난 20여년간 대한민국 정부 내각 평균 연령은 59.3세다.

전문가들은 남성 편향적 정부 구성이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렵다고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20여년간 정부에서 추진했던 여성 인력 제고 정책은 다양했다"면서도 "그런데 정작 정부별 내각 구성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성 중심적 내각 구성은 '고질병'이지만, 정부 내각의 여성 수를 얼마나 구성하느냐보다 실질적인 사회적 여성 불이익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각 정부가 얼만큼 했냐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여성들이 장관을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바탕에서는 진정한 여성 권리를 확립해야 한다"며 "사회적 여성 인권과 존중 및 권리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고 제언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여성 비율에 대해선, 내각 구성 초기 사회적 이슈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이던 2016년엔 강남역 살인사건이 사회적 이슈였다"면서 "젠더 이슈가 크게 부각된 상황이기도 했다. 당시 모든 대선후보는 성평등 공약을 최우선으로 발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도 내각 여성 장관 30% 이상 임명, 여가부 성평등 인권부 개편을 공약한 바 있다"며 "이런 시선 때문에 여성 내각 비율이 높았을 것"이라고 봤다.
한국사회복지단체협의회 여성단체 소속 A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여성 내각 비율에 대해 "일명 이대남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며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20대 남성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72.5%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이어 "20대 남성들이 보수화된 데는 반페미니즘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윤 정부가 20·30대 남성 표심을 의식한 결과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