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당대표 역할론 제기
"지선 승패 상관없이 당 이끌어야"
"대선 패배 직후 부담, 신중해야"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거취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비록 대선에서는 패했으나 6월 지방선거를 이 고문이 선두에서 지휘해야 한다는 의견과 전면에 나서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서다.
실제 이 고문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0.73%p차로 석패하면서 역대 낙선 후보자들과 달리 향후 정치적 행보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5년 뒤 대선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과 6월 지방선거 역할론, 8월 전당대회 도전, 2024년 총선 출마 등 다양한 관측이 정치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고문의 역할론에 방아쇠를 당긴 것은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다. 김두관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선전한 이재명은 아래로부터의 개혁, 지방선거의 상징"이라며 "이 고문의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떠나 현재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최선으로 이끌 사람은 이재명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도 거들었다. 이 의원은 "당내 누구에게도 인정 받을 수 있고, 또 1600만명 국민들이 지지했던 이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당의 화합과 전열의 재정비 등) 이런 문제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지금 민주당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 고문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를 뒷전에 놓아두고 지방선거에 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혜원 전 의원 역시 YTN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가 비대위원장, 비대위원은 초재선 의원들로 가득 채워서 심기일전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 후보 역할론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대선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고문이 재 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서다.
안민석 의원은 "민주당의 귀한 자산이 된 이재명을 당장의 불쏘시개로 쓰지 말고 아껴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의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 역시 "지금 힘든 대선 일정을 막 끝냈는데 여기에서 (이 고문에게) 어떤 역할을 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 당을 대표했고 당원들의 사랑을 받았던 분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 당을 위해서 역할을 해 주실 걸로 보고 이후에 또 그런 역할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나오는 역할론과 별개로 당분간 이 고문은 대선 과정을 복기하고 향후 검찰 수사에 대응하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배우자 김혜경 씨의 불법 의전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앞둔 상태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5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옛 박원순계와 민평련계, 일부 86그룹을 망라한 이재명계의 등판 여부가 이 고문의 복귀 시점을 가늠할 풍향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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