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5년간 '내로남불' 행태 기억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20대 대선 패배 수습과 당 쇄신이라는 숙제를 짊어지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국립 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열린 민주당 비대위 회의에서는 비대위 절반을 차지하는 2030 위원들의 당 쇄신과 반성을 주문하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26세로 '이준석의 대항마'로 등장한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의 첫 일성은 그간 당내 '내로남불' 비판의 정점에 있던 성폭력 문제였다. 또 정치권의 온정주의 역시 뿌리 뽑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첫째 성폭력 성비위 등 권력형 성범죄 무관용 원칙을 도입하겠다. 상대적으로 힘없는 약자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다가올 지방선거 공천 기준에도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정치권의 온정주의를 뿌리 뽑겠다"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친 장례식장에 근조화환을 보낸 것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을 거듭 비판한 셈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청년과 여성 공천을 확대할 전망이다. 박 공동 비대위원장은 "닷새 전 선거 결과만 기억해낼 것이 아니라 5년간 국민과 지지자에게 '내로남불'이라 불리며 누적된 행태를 기억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패배는 안주하고 안일했기 때문이다. 180석만 믿고 모른 체 안들리는 척 5년 동안 국민께 실망을 안기고 안주해 온 결과가 패배를 만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서 여성과 청년에 공천을 확대하겠다. 그들에게 기회가 없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판의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가산점이나 할당제에 얽매이지 않고 젊은 정치인들이 정치에 더 많이 도전하고 기회를 가지며 활약할 수 있는 공천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비대위원들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소영 비대위원은 "선거에서 졌다고 (청년, 여성 공천 확대가) 유야무야 돼선 안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지 신속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비대위원도 "청년과 여성 공천 약속은 반드시 지켜 지방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평등법 제정 추진 목소리도 나왔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논의가 시작된 지 20년이 흘렀고, 국가의 소극적 대응 속에 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심화됐다. 국민 10명 중 9명이 이 법의 필요성을 말한다"며 "이재명 대선후보도, 문재인 대통령도 평등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앞으로 민주당 비대위는 선수별 의원들과 만나는 등 당내 의견을 수렴하며 활동 방향을 다듬어갈 계획이다. 윤호중 공동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상임위원장·간사단 회의를 가진 뒤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 등 인선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어 15일에는 동해안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민생을 살피고, 16일에는 광주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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