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치매센터 치매안심센터 수기 공모전 우수작]
치매 진단 받은 후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 도전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저는 20살 꽃다운 나이에 결혼해 이른 시기에 남편과 시모를 대신했습니다. 가장의 역할에 보육원 운영까지 도맡았습니다.
저는 사랑과 봉사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며 책임감 하나로 살아왔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보육원은 제 인생의 전부가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상한 느낌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익숙한 소리가 불쾌해지면서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멍하니 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기어이 사소한 실수도 반복됐습니다. 뇌 검사를 하고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후 2019년도에 저는 보육원을 퇴임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에 공백이 생기면서 허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죽고 싶은 마음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결국 우울증 진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선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창원치매안심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창원치매안심센터는 나의 건강 상태에 관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으며 나에게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그중 치매환자 쉼터라는 프로그램을 안내해 주셨고 각종 검사를 한 후에 이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퇴임 후 무료한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면 깨끗하게 씻고 어딘가 갈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들은 나에게 필요한 프로그램도 추천해줬습니다. 저는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인지 활동이 무척 재밌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즐거웠습니다.
저는 서서히 치매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을 바꾼 후 모든 생활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뚜렷한 변화는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그건 바로 ‘이야기 할머니’입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동화책을 읽는 연습을 하고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만나 책을 읽어주는 일입니다.
저는 오랜 시간 보육원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적성에도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발전시켜갔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에 도전해 1차와 2차 합격이 되었으며 현재 최종합격을 위해 동화 연습을 매일매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책 읽어주는 ‘이야기 할머니’로서의 삶을 멋지게 살고 싶습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치매가 온다고 하니 부끄러워 마세요. 치매안심센터의 다양한 교육을 통해 모두 건강하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