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L 기반 차세대 D램 모듈 연내 공개
'CMM-D 2.0' 보다 속도 두 배 빨라져
자체 관리 소프트웨어 'DCMFM' 적용
"메모리 성능 향상엔 한계, CXL 주목"

삼성전자의 CXL 기반 D램 메모리 모듈 제품인 CMM-D.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CXL 기반 D램 메모리 모듈 제품인 CMM-D.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병목을 해소할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3.1'을 개발을 완료하고 샘플 공급을 앞두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XL 3.1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모듈 'CMM-D(CXL Memory Module-DRAM) 3.1'의 샘플을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고객사 인증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생산 및 공급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스템온칩(SoC)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반도체 기술이다. 기존 메모리 모듈에 CXL을 적용하면 용량을 10배 이상 확장할 수 있으며 서버 교체 없이도 메모리 효율을 높일 수 있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CMM-D 기술을 선보인 후 업계 최대 용량인 512GB 모듈을 개발했고 현재는 CMM-D 2.0을 양산 중이다. 이번에 공개될 CMM-D 3.1은 최대 1TB 용량과 초당 72GB 대역폭을 갖췄으며 전 세대보다 속도가 두 배 빨라졌다. 

CXL의 핵심은 '메모리 풀링(memory pooling)' 기술이다.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서버마다 메모리가 개별 작동해 일부는 남고 다른 서버는 부족해도 공유가 불가능했다. 이에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SP)는 오류 방지를 위해 메모리를 과다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실제로 전체 메모리의 약 23%만 활용된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은 여기에 자체 관리 소프트웨어 'DCMFM(Data Center Memory Fabric Manager)'를 적용해 클라우드 운영 플랫폼에서 메모리를 자동으로 할당·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CSP는 서버를 추가하지 않고도 메모리 활용률을 높이고 총 소유비용(TCO)를 절감할 수 있다. 

업계는 CXL이 AI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 특히 추론형 AI 모델의 경우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CXL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CXL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며 SK하이닉스는 현재 최신 규격인 CXL 3.2 최적화 기술 적용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CXL 시장이 2028년 약 15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자체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CXL은 메모리 활용 효율을 높이는 데 더해 용량과 전송 속도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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