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섭의 은퇴와 마주 서기]
유형 및 피해 사례 4가지는
예방엔 생활 습관이 중요
피해 시 대처 요령은 뭘까?

은퇴자는 금융사기에 더 위험한 취약계층이다. 2024년 상반기 금융사기 피해 건수는 약 19만 건에 총피해 금액은 약 680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이 밝힌 것으로 피해자 중 60세 이상 비율이 약 34%이다.
금융사기는 점점 정교해지고 있으며, 특히 노후 은퇴자들은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특성 때문에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은퇴자들은 근로소득은 없지만 저축 노후 자금이나 퇴직금 등 유동자산이 더 풍부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은퇴자들은 세상의 변화에 대한 적응도 어렵고, 판단력도 떨어지게 된다. 은퇴자가 사기에 취약한 심리적·사회적 요인은 첫째, 정보 격차이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앱, 보안, 인증 등 최근 사기 수법을 인지하기 어렵다.
둘째, 고수익에 대한 유혹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고정 수입이 없어 고수익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기회에 유혹되기 쉬운 것이다.
셋째, 고독과 신뢰 욕구다. 가족과의 교류가 적을 경우 전화나 메시지에 더 쉽게 마음을 열고 응하는 경우가 많다.
넷째,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이다. 권위주의 시대에 살아온 어르신들은 감독원이나 법원의 검사,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범죄 수법에 비판 없이 신뢰하는 경향이 높다.
금융사기 유형 및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첫째,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전화금융사기의 특징은 전화를 걸어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긴박한 상황을 설정, 고령층이 긴장하게 만들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기법이다. 주로 사용하던 멘트는 이런 것이었다.
“금융감독원입니다. 고객님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어 안전 계좌로 송금해야 합니다.” 실제로 그 계좌는 범죄자가 지정한 가짜 계좌로 연결된다. 또는 경찰청을 사칭하기도 한다.
둘째, 금융투자 사기(고수익 투자 사기)
유사수신행위라고도 하며 법적으로 인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없이 고수익 보장을 내세워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이다. 실제 사례로는 원금 보장 고수익 상품으로 월 4~5% 수익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펀드 등에 투자하도록 권유하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실제 수익을 지급하여 신뢰를 유도한다. 은퇴자들의 안정적인 수익 욕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실체가 없는 투자이며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 수법이다.
셋째, 메신저 피싱
가족을 사칭해 신뢰를 얻고 송금을 유도하는 피싱 사례로 대부분 고령자가 쉽게 속는 경향이 있다. 자녀나 손주의 카카오톡 계정을 도용하여 다급한 내용으로 급하게 돈을 요구할 때 사용된다. “엄마, 나 지금 급하게 돈이 필요해, 계좌로 송금해 줘” 이런 내용으로 자녀에게 유독 약한 한국인의 정서를 악용하는 사례이다.
넷째, 가짜 공공기관/ 은행 홈페이지 또는 문자 링크 사기(스미싱 사기)
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주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이다. 휴대전화로 온 문자메시지의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자동으로 소액결제를 당하거나 통장에서 돈이 인출되는 피해이다. 휴대전화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이 무심코 클릭하여 낚이는 사기이다. “환급금이 송금되었습니다‘하는 문자 클릭 시 앱이 설치된다.
금융사기 예방에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은 절대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이나 경찰 등을 사칭하여 전화로 송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할 시 대응하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는 받지 않거나, 먼저 끊고 공식 번호로 다시 확인한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급하게 금전을 요구할 때는 반드시 전화로 직접 확인한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 문자는 무조건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문자에 나와 있는 홈페이지 주소나 이상한 링크를 누르지 않는다.
금융사기 피해 시 대처 요령을 숙지하자
피해 발생 시 즉시 전화하여 피해를 최대한 방지한다. 가까운 은행에 전화하여 ‘사기 피해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한다. 즉시 송금 중단 또는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한다. 그리고 112(경찰), 1332(금감원)에 즉시 신고한다. 피해 송금 시점으로부터 30분 이내 조치 시 회수 확률이 높다. 참고로 금융사기 예방법의 슬로건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고수익 보장? 의심부터!” “가족과 자주 소통이 최고의 보안” “미심쩍으면 전화 끊고 다시 확인” 이 세 가지만 명심해도 금융사기는 예방할 수 있다. 요즘 은퇴자들이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갖고 있는 돈을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여성경제신문 박종섭 은퇴생활 칼럼니스트 jsp107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