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청 단순 행정 위반 2건 적발 후 중대재해 재발
박정 "고위험 공사 맞춤형 감독·안전 기준 필요" 주장

중대재해 발생 후 노동청이 감독까지 했던 사업장에서 6개월 만에 같은 유형의 사망사고가 반복됐다. 이에 사후적 단속 중심의 현행 감독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감에서 "중대재해 발생 후 노동청이 감독까지 했던 사업장에서 불과 6개월 만에 같은 유형의 사망사고가 반복됐다"라며 "사후적 단속 중심의 현행 감독 체계로는 재해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여주의 한 물류센터 신축 공사 현장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직원은 지하 1층 덕트 작업 중 개구부로 추락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후인 올해 4월 같은 현장에서 고소작업대에서 철골 상부로 이동하던 직원이 추락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났다. 두 사고 모두 추락 방지 장치 미설치·불량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첫 번째 사고가 일어난 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중부청)이 해당 현장을 감독했다는 데 있다. 중부청이 박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첫 번째 사고 후 실시한 중대재해 감독에서 중부청은 물질안전보건(MSDS) 교육 미실시, 특별 교육 미이행 등 단순 행정 위반만 적발해 과태료 2건을 부과했다. 안전난간 미설치, 작업 발판 부실, 덮개 미고정, 안전 관리자 업무 미이행 등 다수의 중대 위반 사항은 6개월 뒤 다시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드러났다.
이에 첫 사고 당시 중부청의 감독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첫 사고 후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사후 점검이 병행됐다면 두 번째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건 중심의 사후 조치가 아니라 재해 패턴을 분석해 유사 현장 전체에 선제적 감독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노동부의 전체 통계를 인용해 "매년 노동부가 점검을 마친 사업장에서 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례가 6개월 내 수십 건에 달한다. 이 수치는 현재의 감독 체계가 현장 안전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물류센터 공사는 대형 개구부와 철골 작업이 동시에 진행돼 추락 위험이 남아 있지만 현행 감독 기준은 공사 금액 중심으로 설계돼 현장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라며 "일반 건축공사와 물류센터 공사를 구분해 감독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단순한 사후 처벌을 넘어선 선제적 감독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그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은 일정 기간 내 재점검을 의무화하고 물류센터 등 고위험 공종에 대한 특화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단순 사후 처벌이 아닌 선제적 감독으로 산업재해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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