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이억원 후보자가 기획재정부 차관 퇴직 이후 3년여 동안 6곳에서 6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른바 '겹치기 근무'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충실히 업무를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강민국 의원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후보자가 퇴직 후 다수 기관에서 동시 근무하며 총 6억2662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퇴직 후 3년여 기간에 6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 문어발식 사외이사 등재와 수십 차례 자문 및 고문 등 프리랜서 활동까지 하면서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었는지는 상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며 급여 1억2140만원을 받았고, 2022년 10월부터 작년 2월까지 이브로드캐스팅 사외이사로 급여 4972만원을 받았다.

또 2023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LF 사외이사로 1억6019만원,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 특임교수로 3120만원, 작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CJ대한통운 사외이사로 1억2174만원을 벌어들였다.

2022년 퇴직 이후 작년 12월까지 35차례의 자문과 강연 및 고문료로 기타소득 2천283만원, 사업소득 1억1천799만원 등 총 1억4082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 후보가 사외이사를 지낸 이브로드캐스팅과 관련해선 회사 대표와 학연을 기반으로 한국거래소 상장 추진 과정에서 특정한 역할을 했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운영사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후보자는 각자 모든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며 "LF, CJ대한통운 등에서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개최된 이사회에 성실히 참여했고, 통상적인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교,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등에서의 자문 등 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며 "이브로드캐스팅 사외이사로 근무했을 당시에는 투자 유치, 상장 등 개별 실무에 관여하거나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통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내달 2일 국회 정무위는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문회 증인으로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 김세완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이 채택됐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