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불확실성 완화·시장 안도감 확산
조선·에너지 등 수혜업종 기대감 부각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두고 국내 증권가에서는 '성공적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변수가 거론됐던 회담이 돌발 상황 없이 마무리되면서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시장이 우려했던 돌발상황 없이 회담이 무난히 끝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측이 미국에 무엇을 얻어내는 것보다 방어에 초점을 맞춘 회담이었음을 고려하면, 방어에 일정 부분 성공한 회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청구서가 날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려보다 무난히 정상회담이 종결됐다는 점에서 한미 간 통상·안보 이슈 등이 당장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3시간 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거기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회담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실제 회담장에서는 이를 '오해'라고 확신한다며 입장을 바꿨고, 웃음과 악수가 오가는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양국 정상 간 대화가 진행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온갖 비관적 시나리오가 난무했던 것과 달리 실제 회담은 조선 분야 협력과 북한 문제, 에너지 문제 등 여러 의제를 큰 문제 없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조연주·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 지도자 간에 서로 칭찬과 찬사를 통한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두 연구원은 "이를 통해 미국과의 외교 갈등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한국에 대한 관세율 15%와 미국에 대한 35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산업 협력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증권가에서는 관련 업종의 수혜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조연주·나정환 연구원은 "조선·원자력·항공·액화천연가스·핵심 광물 등 총 6개 전략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에너지 등이 다시 관심 대상이 될 것"이라며 "대북 테마도 부상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 시장에선 종목 장세가 활발하지만, 관세 영향이 큰 수출주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간밤 미국 증시에서 한국 관련 자산이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정상회담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긴 어렵다"면서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90원으로 오르고, 한국 ETF가 약했던 영향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한미 조선협력 관련 기대감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엄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투자기간이 짧은 투자자들에게는 셀온(sell-on)해야 하는 이벤트란 시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역할이 구체화되는 시점이 미뤄지고, 단기간에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직접 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된 만큼 한국의 역할이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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