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정례 전시회 사실상 전무
해외 매년 대규모 행사, 산업 성장 견인
제도·금융·네트워크 기반 마련 시급

우리 사회는 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한데 실버타운 산업은 정례화된 전시회가 없어 소비자는 정보를 얻기 어렵고 업계도 수요를 읽기 힘든 상황이다. 2009년 ‘실버토피아 박람회’ 이후 사실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세미나가 열리지만 소비자 참여와 산업 전반을 아우르기엔 한계가 있다.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는 매년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 산업 성장을 견인한다. 전문가들은 법적 지위 명확화, 금융 지원, 산업 네트워크 형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사회는 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한데 실버타운 산업은 정례화된 전시회가 없어 소비자는 정보를 얻기 어렵고 업계도 수요를 읽기 힘든 상황이다. 2009년 ‘실버토피아 박람회’ 이후 사실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세미나가 열리지만 소비자 참여와 산업 전반을 아우르기엔 한계가 있다.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는 매년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 산업 성장을 견인한다. 전문가들은 법적 지위 명확화, 금융 지원, 산업 네트워크 형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은퇴자는 A 씨는 최근 실버타운 입주를 알아보려 집을 나섰다. 취업정보박람회, 부동산박람회는 넘처났는데, 실버타운 예비 입주자를 위한 정보는 찾기 어려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업체별로 흩어진 홍보물만 있을 뿐 여러 모델을 한눈에 비교하거나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실버타운 산업이 정례화된 전시회와 세미나조차 마련하지 못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실버타운 산업은 아직 정례화된 전시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개별 업체 홍보에만 의존하다 보니 소비자는 정보를 얻기 어렵다. 업계는 수요를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 실버 관련 전시회가 열린 사례는 2009년 코엑스에서 개최된 ‘실버토피아 박람회’다. 당시에는 의료기기, 요양시설, 실버타운 등이 함께 전시됐지만 이후 정례화된 행사는 이어지지 않았다.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전시회를 통한 체계적 소비자 접점은 사실상 공백 상태다.

최근에는 국회나 학계 주도로 세미나가 간헐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실버타운이 미래다’ 세미나에서는 입주자의 평균 연령이 7세에 달하고 건강 상태에 따른 세분화된 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공유됐다. 그러나 이 같은 세미나는 업계를 망라하는 소비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실버타운 산업은 정례화된 전시회가 없어 소비자는 정보를 얻기 어렵고 업계도 수요 파악에 한계가 있다. 최근 국회·학계 주도로 세미나가 열리지만 입주자 연령·서비스 수요 논의에 그칠 뿐 소비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다. /냅킨AI,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실버타운 산업은 정례화된 전시회가 없어 소비자는 정보를 얻기 어렵고 업계도 수요 파악에 한계가 있다. 최근 국회·학계 주도로 세미나가 열리지만 입주자 연령·서비스 수요 논의에 그칠 뿐 소비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다. /냅킨AI,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업계 성장 가능성은 뚜렷하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이를 알릴 정례 채널은 여전히 부족하다.

해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의 ‘Aging in America Conference’, 일본의 ‘케어텍스(CareTEX)’ 등은 매년 열린다. 업계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교환한다. 중국 역시 장기요양보험 시범제도와 함께 VIP형 실버타운, 치유형 서비스 등을 전시회·세미나를 통해 산업화하고 있다.

실버타운 전문 유튜버 공빠TV 문성택 대표는 국내 현실을 두고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지만, 정작 실버타운 산업은 아직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인식에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 "무엇보다 전시회나 세미나 같은 공개적 교류의 장이 정례화되지 않은 점이 가장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는 매년 대규모 전시회가 열려 투자자·운영사·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네트워크의 장이 된다”며 “국내에서는 산발적 행사에 그치다 보니 소비자는 정보 부족으로 혼란을 겪고, 업계는 수요를 읽어내기 어렵다. 전시·세미나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소비자와 업계를 연결하는 다리”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한국에서 정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과제로 △실버타운 법적 지위 명확화 △금융·세제 지원 확대 △산업 간 네트워크 형성을 꼽았다. 그는 “현행 법체계에서는 실버타운이 노인복지시설과 주택 사이에 걸쳐 있어 불분명하다”며 “법적 지위를 분명히 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버타운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 금융제도와 세제 혜택이 뒷받침돼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접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며 “주택, 의료·돌봄, 문화·식음 서비스가 각각 따로 움직이는 현재 구조를 넘어 통합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정례 전시·세미나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을 제도화·표준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지금부터라도 제도적·산업적 기반을 마련한다면 5년 안에 세계적 수준의 실버타운 전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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