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당기순이익 모두 감소
사고 대응 비용 증가로 악영향

SK텔레콤(SKT)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6일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0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9% 줄어든 4조3388억원, 당기순이익은 76.23% 빠진 8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본사인 SKT와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실적을 모두 포함한 '연결 기준' 실적이다.
영업이익 급감에는 지난 4월 있었던 유심 해킹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고객 유심 교체와 대리점 손실 보상 등 유심 해킹 사고 대응 비용이 증가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매출 역시 해킹 사고와 자회사 매각 영향으로 감소했다.
지난 4월 SKT는 2500만명이 넘는 가입자의 유심 정보를 해킹 세력에 탈취당한 바 있다. 유출된 데이터에는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해 본인인증과 금융·통신 인증에 활용되는 식별 정보가 포함돼 있다. 해킹 사태 이후 SK 텔레콤의 순 이탈고객 규모는 약 60만명에 이른다.
SKT는 애초 올해 실적 가이던스였던 연결 매출 17조8000억원을 17조원으로 낮췄다. 고객 감사 패키지 5000억원, 유무선 고객 해지 영향 등 3000억원을 반영한 수치다. 또 가입자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와 사고 관련 비용을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1조80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SKT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2분기 기준 3100만6000명으로 전분기(3188억5000만명)보다 87만0900명(2.8%) 줄어들었다. 0%대였던 월평균 해지율은 1.6%로 치솟았다. 유선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717만3000명으로 전분기(721만5000명)보다 4만2000명(0.6%) 감소했고 인터넷TV(IPTV) 가입자 역시 같은 기간 681만3000명에서 672만1000명으로 9만2000명(1.4%)이 빠졌다.
SKT는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마련해 고객 보호, 정보보호 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양섭 S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철저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SK텔레콤의 변화와 도약에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SKT의 사업이 모두 부진을 기록한 건 아니다. SKT의 AI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AI 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은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08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AIX 사업도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판매 확대에 힘입어 15.3% 늘어난 46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최근 출시한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 베타 서비스가 1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80만명으로 집계됐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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