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매출 첫 80억달러대
영업이익·순이익 흑자 전환
대만 등 성장산업 매출 호조
"AI, 쿠팡에 변혁 가져올 것"

쿠팡이 올해 2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쿠팡이 올해 2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쿠팡이 올해 2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소비심리 위축에도 호실적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다만 이커머스 산업 특성상 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대만 등 해외 시장 공략과 AI와 같은 신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으로 작년 같은 기간(10조357억원)보다 19% 늘며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1분기(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에 세운 역대 최대치 기록을 바로 다음 분기에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 당기순이익은 435억원으로 모두 흑자 전환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2337억원·1억5400만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2분기에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성장한 것이다. 당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부과된 과징금 추정치 1억2100만달러(1630억원) 등을 선반영해 8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번 실적 호조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쿠팡의 핵심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높은 충성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들이 견인한 것으로, 모든 고객집단(cohort)에서 두 자릿수대의 견고한 지출 증가율을 보였다"며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정체된 한국 소비 시장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분기에만 로켓배송에 신규 상품 50만개를 추가했고, 그 결과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이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17% 늘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도 33% 급증해 전체 성장에 기여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이 10조3044억원(73억3400만달러)으로 작년 2분기 대비 17% 늘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1년 전의 2170만명보다 10%가량 늘었다. 활성 고객 1인당 분기 매출은 43만1340원(307달러)으로 6% 증가했다.

쿠팡이 공들이고 있는 성장산업 부문의 외형 성장 속도도 빠르다. 2분기 성장산업 매출은 1조671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3% 성장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대만에 처음 진출한 2022년 4분기 매출 1806억원(1억3293만달러)의 9배 수준이다.

대만의 전체 소매시장 규모는 4조5760억 대만달러(약 200조원)이지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침투율은 11.5%로, 국내(33.7%)보다 한참 낮아 온라인 쇼핑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은 최근 대만 사업 성장세를 한국에서 소매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와 유사한 추세로 보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한국 로켓프레시와 함께 '대만 로켓배송'을 꼽았다. 그는 "대만의 매출과 활성 고객 수가 직전 1분기와 비교해 각각 54%, 40%가량 성장했다"며 "올해 2분기 대만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세 자릿수이고 3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3301억원으로 작년 동기(274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이날 쿠팡은 성장사업의 올해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 전망치를 연초 1조원 수준에서 1조3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에비타 손실 규모는 투자 규모와 동일한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한국의 직고용 배송인력 '쿠팡친구'와 같은 '쿠팡프렌즈'와 배송캠프 구축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쿠팡의 시장 내 입지를 보면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가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높은 성장세에 주가도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에서 쿠팡Inc는 실적 발표 전 이틀간 각각 3.10%, 0.91% 오르며 29.90달러에 장을 마친 데 이어 실적 공개 후 시간외 거래에서 2% 넘게 오르며 30달러선을 넘었다.

그러나 쿠팡은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의 특성상 마진율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 쿠팡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떨어진 1.7%로 다시 1%대로 내려왔다. 대만 등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도 있어 마진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만 투자 확대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수년간 매출 성장과 마진 개선을 꾸준히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엄격한 자본 배분 원칙과 운영 효율성에 대한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투자를 균형 있게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AI(인공지능)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컨콜에서 "AI가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운영 탁월성을 높이고 있다"며 AI와 자동화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수년간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을 모두 개선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초기 구현 단계 신규 개발 코드의 최대 50%가 AI로 작성되고 있으며 자동화, 휴머노이드 로봇 등 AI로 쿠팡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AI 투자는 물류에서 나아가 클라우드 등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쿠팡은 지난달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 사업의 신규 로고 공개와 함께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알렸다. 쿠팡은 그동안 AI 인프라를 내부 서비스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만 제공했지만 향후 외부 클라이언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