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상급지 아파트 되레 신고가 경신
집값 양극화 현상 꾸준히 심화되는 모습

역대 부동산 대책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평가받는 '6·27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에도 압구정동 같은 서울 최상급지 아파트들은 별다른 타격 없이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값 양극화 현상은 꾸준히 심화되는 모습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8차' 전용 163㎡(4층)은 이달 83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7층)이 지난달 75억원에 거래되고 한 달도 되지 않아 8억원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현대7차'도 전용 157㎡가 지난달 30일 이전 최고가에서 4억원 오른 88억원(11층)에 신고가를 썼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아파트는 강남 개발에 맞춰 7·80년대 지어진 대표적인 고급 아파트 단지로 강호동·유재석·최강창민을 비롯한 인기 연예인들도 많이 거주 및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같은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양7차' 전용 110㎡는 이달 1일 53억원(1층)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가 39억원(1층)에서 약 반년 만에 14억원 치솟은 신고가다. 인근 '한양1차'도 지난 3일 전용 63㎡가 53억원(2층)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19일 51억8000만원(6층)에서 2주 만에 1억2000만원 올랐다.
특히 압구정동은 재건축 추진으로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0억원을 넘는 경우도 많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 역시 서울이나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압구정동 A 공인중개 관계자는 "대출 규제 이후 타지역에서 압구정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다 기존 주택 매각이 어려워져 계약을 취소한 경우가 소수 있다"면서도 "20억원, 30억원 하는 아파트가 아니다 보니 매수자도 현금 여력이 충분한 경우가 많기에 규제 영향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인 '6·27 부동산 대책'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해 사실상 신규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에 나섰다.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전체적으로 거래가 급감하며 열기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매수세가 관망으로 돌아서는 와중에도 강남 지역 초고가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면서 서울 내 양극화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전까지는 최상급지 집값이 오르면 차상급지도 갭 메우기에 나서며 일정한 가격 차이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최상급지만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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