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회원사 40% 신재생 조달 어려움 호소
“정부 규제 개편, PPA 시장 활성화 필요”
“망 운영, 공정·투명성 개선 필요” 지적도

재생에너지 조달의 장벽을 호소한 기업 수 /RE100 연례보고서 2024
재생에너지 조달의 장벽을 호소한 기업 수 /RE100 연례보고서 2024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RE100 캠페인에서 한국은 여전히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됐다. 한국 기업 회원사 40%가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규제 개편과 PPA 시장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말 발간된 ‘RE100 연례보고서 2024’에 따르면 전 세계 RE100 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평균 53%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한국 내 사용 비중은 여전히 12% 수준에 그쳤다. 특히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한 직접 조달은 1%에 불과해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진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위한 클라이밋 그룹의 이니셔티브다. 중국(59%), 베트남(58%), 인도(39%), 일본(36%) 등 아시아 주요국은 지난 1년간 RE100 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크게 늘렸다. 

현재 중국 내 RE100 회원사는 270개 사이며 보고된 전력 사용량은 77TWh에 이른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2024년 GDP의 10%에 해당하는 약 1조9000억 달러(약 2600조 원)의 경제가치를 창출했다고 전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높은 전력망 사용료, 복잡한 인허가 절차, 불투명한 시장구조 등 구조적 장벽으로 인해 회원사 40%가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RE100 측은 “한국은 RE100 회원사에 가장 도전적인 시장”이라며 “정부 차원의 규제 체계 개편과 PPA 시장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18.8%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2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재생에너지 목표치에 해당한다.

한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전면 개편해 증가하는 민간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국회는 ‘해상풍력발전 특별법’과 ‘국가 송전망 확충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100 측은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PPA 제도 개선 및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리 윌슨 클라이밋 그룹 RE100 총괄은 “현재로서는 기업 입장에서 불투명한 망 사용료와 부대 비용 구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며 “아울러 PPA 체결을 위한 협상 절차 간소화와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 RE100 회원사는 442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405곳이 올해 RE100 보고에 참여했다. 2023년 기준 RE100 가입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545TWh로 독일 전력 소비량보다 많으며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약 2%를 차지한다. 이 기업들이 보고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53%(2023년 50% 대비 증가), 검증된 비율은 42%로 나타났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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