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전 직무 이동·희망퇴직 강행
오아시스 ‘구조조정 아니다’ 해명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법정관리 중인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직후 직무 전환과 희망퇴직을 시행해 내부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퇴직자는 오아시스가 고용 보장 약속을 어기고 사실상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획·관리직을 MD 직군으로 전환하라는 통보에 반발하며 자발적 퇴사를 선택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아시스는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었다며, 빠른 영업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역시 직원 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의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인수계약 체결 당시 오아시스와 5년간 고용 보장을 약속했으나, 인수 확정 전 직무 이동과 희망퇴직 시행으로 내부 불만이 확산됐다.
오아시스는 지난달 초 비영업직 직원 전원을 상품기획(MD) 직군으로 전환한다고 안내하는 한편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공지했다. 당시 오아시스 측은 직원들에게 반나절의 시간 동안 희망퇴직 신청 여부를 결정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티몬에 남은 140여명의 직원 중 50명 안팎이 희망퇴직으로 퇴사했다. 상당수는 MD 직군 전환 공지를 받은 비영업직 직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 3월 티몬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월에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인수대금 116억원에 추가 운영자금 65억원 등 181억원을 투입하고 티몬 직원의 고용을 5년간 보장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티몬 인수 권리를 확보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이러한 조처를 한 데 대해 배신감을 토로하는 부위기다.
현장 물류 교육 의무화도 논란이 됐다. 오아시스 측은 티몬 직원들이 자사 물류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교육이라며 취지를 설명했지만, 동의 절차 부재 지적도 나왔다.
오아시스는 티몬 직원 수가 크게 줄어 회사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남은 직원들과 방향을 공유하고 희망자에겐 선택권을 준 것이라 밝혔다.
티몬 재직 직원들은 성명을 통해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 아닌 선택지”라며, 플랫폼 정상화와 오아시스와의 시너지에 기대를 나타냈다.
티몬 임직원들 성명에 따르면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이 아닌 이직을 준비하거나 오아시스의 운영 방향과 다른 생각을 가진 직원이 선택할 수 있는 보상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며 "인수 희망자가 없어 회생이 불투명한 인터파크나 위메프와 달리 티몬은 오아시스의 지원 아래 플랫폼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영업 재개를 위한 의지를 갖고 남은 대다수 직원은 오아시스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티몬은 오는 20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을 심의·결의할 예정이며, 회생안 가결 시 오아시스 인수가 확정된다. 다만 채권자 설득이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오아시스가 내놓을 인수대금 116억원 중 채권 변제에 사용될 금액은 102억원으로 전체 채권액(약 1조2000억원)의 0.8%에 불과하다. 이에 규모가 큰 채권자들을 얼마나 설득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