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는 기술 아닌 생존 문제
SK텔레콤 사태 안보 문제로 격상
해지 위약금 지원은 이사회 판단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가 터진 지 3주 만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데이터는 이제 국방의 문제"라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정보보호를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생존 문제로 인식한 발언이다.
7일 서울 SKT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 회장은 "이번 사태로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며 SK를 대표해 사과했다. 그는 "사고 이후 일련의 대응과 소통이 미흡했고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 여파로 SKT에서 타사로 이동한 고객은 25만명에 육박한다.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형평성을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유심 교체 수요 폭증에 대해서도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 차원에서도 보안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전사 차원의 보호 체계 강화를 포함해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만들겠다"며 "이사회 직속 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조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SK그룹은 보안 시스템 전면 개편 방침도 밝혔다. 정부 및 대기업 서버 침투를 목적으로 자행된 것으로 보이는 해킹 범죄가 단일 기업의 피해를 넘어 국가의 가입자 인증 인프라 전체가 뚫린 사건임을 시사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는 기업 존재 이유를 근본부터 되묻게 했다”며 "신뢰 회복이 SK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고객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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