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분 충전으로 500km 주행 기술 공개
CATL, LFP 차세대 '낙스트라'에 기술 탑재
美, 원자재·생산 등 전 영역서 뒤처진 상황
"5분 충전, 내구성·배터리 수명 단축 우려"

BYD가 지난 23일 상하이 모터쇼에서 다이너스티-D 콘셉트 카를 공개하고 있다. /BYD
BYD가 지난 23일 상하이 모터쇼에서 다이너스티-D 콘셉트 카를 공개하고 있다. /BYD

중국 전기차(EV) 배터리 기술이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을 놀라게 했다. CATL과 비야디(BYD)는 각각 5분 충전으로 수백 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하며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 모두에서 서방 경쟁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은 최근 상하이 오토쇼 전날 열린 테크 데이에서 5분 만에 약 515km를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자사의 주력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차세대 모델인 '낙스트라(Naxtra)'에 탑재됐으며 이론상 주행거리 800km를 제공하고 추운 날씨에도 15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오 후안 CAT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새로운 선싱 배터리가 올해 67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에 장착될 것"이라며 "자사의 새로운 배터리가 전기차의 표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5분에 470km를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충전 시스템 '슈퍼 e-플랫폼'을 공개했는데 이를 추월한 것이다. 해당 플랫폼은 1000kWh의 충전 전력과 최대 1000A의 전류를 수용할 수 있으며 초당 약 2km 주행거리를 충전해 5분 내외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CATL이 지난 22일 테크 데이에서 5분 만에 약 515km를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공개했다. /바이두
CATL이 지난 22일 테크 데이에서 5분 만에 약 515km를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공개했다. /바이두

낙스트라는 상용화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6월에는 중장비 차량용 스타터 배터리부터 생산을 시작하고 12월에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대형 배터리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CATL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최초로 양산하며 시장 선점에 나설 전망이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원재료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데다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크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무게 대비 주행거리가 짧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낙스트라는 주행거리 500km를 확보하며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국산 차량은 5분 충전이 안 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전기차 분야에서 원자재 확보부터 부품 조립, 배터리 생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단계에서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테슬라 차량은 15분 충전으로 최대 321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공개한 전기차 CLA 소형 세단으로 10분 충전에 최대 325km 주행이 가능하다.

BYD와 CATL의 기술은 상용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BYD 중국 사이트 캡처
BYD와 CATL의 기술은 상용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BYD 중국 사이트 캡처

BYD와 CATL의 기술은 상용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술은 초고속 충전소 네트워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관련 인프라는 아직 구축 단계에 있다. 이에 BYD는 중국 내 호환 가능한 초고속 충전소 4000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컨설팅 회사 대표 마이크 던은 "중국의 초고속 충전 기술은 실질적인 돌파구이지만 대중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전기차 투자 속도는 압도적이다. 현재 중국은 1300만 개 이상의 EV 충전 인프라를 갖춘 반면 미국은 약 23만 개에 그치고 있다.

다만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5분 충전 기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5분 충전 배터리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전류와 전압이 요구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 즉 사이클 수가 관건"이라며 "일반적으로 하루 한 번 충전 기준으로 10년을 사용하려면 3000~4000사이클을 견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는 보통 0~80% 구간은 빠르게 80~100%는 천천히 충전되는데 이는 배터리 부하를 줄이기 위한 방식"이라며 "부하가 커질수록 열화 속도가 빨라지고 그로 인해 내구성 문제가 조기에 나타나거나 배터리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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