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기업 회생 미리 준비했다는 증거 확보"
홈플러스·MBK "사실 아냐…등급 하락 예견 못해"

홈플러스의 ABSTB 발행량이 지난해 1조3700억원을 넘겨, 전년 대비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홈플러스의 ABSTB 발행량이 지난해 1조3700억원을 넘겨, 전년 대비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했고, 회생 절차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및 판매 과정에도 “거래 당사자가 아니며, 관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24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부도를 피하기 위해 지난달 4일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두 회사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알고도 지난달 25일 ABSTB 발행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5일 오후 4시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예정 통보를 처음 받았으며, 이후 이의신청을 준비해 26일 한국기업평가 담당자들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1000억원 규모의 자금보충약정과 RCPS(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조건 변경 등 자금 확보 방안을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신용등급 하락을 예측했다면 정기평정 심사 전에 이런 조치를 제시했겠지만, 25일 통보를 받고 나서야 준비했다는 점에서 예견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27일 신용등급 하락이 확정된 후, 28일에는 신영증권으로부터 기존 운전자금의 40% 정도만 조달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올해 5월경 현금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 28일 오후부터 선제적으로 회생 신청 서류를 준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양사는 지난 2월 25일 있었던 ABSTB 발행과 재판매 과정에 대해서도 “거래 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회사 측은 “ABSTB는 신영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카드사로부터 홈플러스의 상품거래 카드 채권을 인수한 후,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금융상품”이라며 “SPC의 카드대금 지급채권 참가 거래나 ABSTB 발행 거래, 인수 및 재판매에 홈플러스는 관여할 위치도 아니었고 실제로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알고, 상당 기간 전부터 회생 절차를 계획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1일 ‘패스트트랙’을 통해 두 회사의 부정거래 혐의를 검찰에 통보한 상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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