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中 선박 운영 해운사 입항 수수료 부과
中 의존도 높은 해외 해운사 계약 파기 가능성
작년 韓 조선 수주 점유율 17%···8년 만에 최저
"컨테이너선 경쟁력 회복, 새 반등 기회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조선·해운 제재가 한국 조선업계에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중국이 독주해 온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의 경쟁력 회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을 대상으로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재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 조선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조선해양플랜트 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은 2021년 59.5%에서 지난해 87.8%까지 치솟았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31.6%에서 12.1%로 급락하며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중국에 밀리는 양상이 심화했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의 발주 잔고 역시 중국에 집중된 양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세계 1위 선사 MSC의 발주 잔고 중 중국 비중은 97%에 달하며, 독일 하팍로이드는 89%, 머스크 59%, ONE 58%, CMA CGM 47%, 에버그린 36% 등으로 중국 조선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번 미국의 제재로 중국 조선소의 수주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국내 조선사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선종별로 제재안의 영향을 추정한 결과 컨테이너선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 선사들이 중국 대신 국내 조선사에 발주를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구조) 계약 특성상 일부 선사들이 중국과의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재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졌던 점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3조7160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했으며 발주처는 세계 3대 선사 중 하나인 CMA CGM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달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고 이는 척당 3881억원으로 업계 역대 최고가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전체 조선 수주 점유율은 17%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71%로 양국 간 점유율 격차는 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LNG선 점유율 또한 한국은 2021년 92.6%에서 지난해 57.2%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중국은 7.4%에서 42.8%까지 치고 올라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조선사의 수주 점유율 위축이 계속되고 LNG선 수요마저 둔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사업 기반 유지에 부정적"이라며 "컨테이너선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이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