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건설투자 등 회복 지연·고용 애로 지속
'수출 증가세 둔화' 추가적 요인으로 반영
美 관세 부과 현실화로 통상환경 불확실성
경제성장률,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3월 경제 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3월 경제 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3개월 연속 '경기 하방 압력 증가' 진단을 내렸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기획재정부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3월호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수출 증가세 둔화와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3개월째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회복 지연'과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 지속' 등도 반복적으로 언급됐으며 이번 달에는 '수출 증가세 둔화'가 추가로 경기 하방 요인으로 포함됐다. 

경기지표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1월 16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던 수출은 2월 다시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1%에 그쳤다. 특히 2월 일평균 수출액은 23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물가는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 생활물가지수는 2.6% 상승하며 가계 부담과 직결됐다. 정부는 물가가 목표치 내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고환율로 인한 석유류 가격 상승이 가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도 소비 심리는 회복세를 보인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2로 기준점(100) 아래에 있지만 전월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하방 압력의 주요 원인은 소비심리 위축과 트럼프 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라며 "국내 소비심리는 지난해 12월 크게 악화했지만 1~2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3월 말 발표될 지표에서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1월 초 성장률을 1.8%로 제시했지만 경기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만큼 6~7월 재조정 시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현실화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 피해 지원, 첨단 전략산업 기금 신설 등 수출 지원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 과장은 "홈플러스 이슈가 국내 경제 전반이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투자 피해나 납품 대금 회수 문제 등 일부 기업과 개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거시 경제적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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