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9% 급락, AI 투자 둔화 우려
대중국 규제·관세 리스크 부담
매출 압박 속 성장성 의문 확대

3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69% 하락하며 114.06달러(약 16만6755원)로 마감했다. /
3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69% 하락하며 114.06달러(약 16만6755원)로 마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급락세를 보이며 장기 성장 기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미·중 무역 긴장 속 추가 규제 우려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AI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의 AI 지출 둔화 가능성과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이 엔비디아 성장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69% 하락하며 114.06달러(약 16만6755원)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8일(113.36달러) 이후 최저치이며 1월 27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17% 하락한 이후 또 한 차례 큰 폭의 조정이다. 장중 한때 10% 가까이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2조7830억 달러로 줄어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2.6% 하락했으나 엔비디아의 낙폭은 이를 훨씬 웃돌았다. 반도체주도 약세를 보이며 브로드컴(-6.05%), 대만 TSMC(-4.19%), 퀄컴(-2.26%), AMD(-1.63%) 등이 동반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01%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6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나 AI 반도체 수요 지속 여부를 둘러싼 신중한 시각이 형성되면서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대형 기술 기업들의 AI 투자 기조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성장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AI 칩 수출 제한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날 엔비디아 주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25%의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AI 시장의 장기적 성장성을 고려할 때 향후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엔비디아는 블랙웰 수요 호조와 AI 시장 확장 전망을 강조했으나 매출액 가이던스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마진 제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했고 2~4월 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말부터 매출총이익률의 점진적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마진에 대한 아쉬움뿐만 아니라 이번 실적을 통해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딥시크 등장 후 초고성능 GPU 수요와 엔비디아의 독점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고 중국 견제를 위한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엔비디아 성장 전망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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