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출생아보다 12만 명 많아
2072년 인구수 1977년 수준으로

지난해 출생아 수가 소폭 반등했지만 사망자가 수가 그보다 많아 인구 자연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출생아 수가 소폭 반등했지만 사망자가 수가 그보다 많아 인구 자연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출생아 수가 예상 밖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자연감소 추세는 지속되며 인구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자연감소로 인해 45만 명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인구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인구는 12만 명 감소했다. 이는 출생아 수가 2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8000명 증가했음에도 사망자 수가 35만8000명에 달해 출생아 수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시만이 예외적으로 출생아 수(사망자 수보다 1천 명 많음)가 자연증가를 기록했다. 나머지 16개 시도는 모두 자연감소를 겪었다.

인구 감소 추세는 2020년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자연감소 폭은 2020년(-3만3000명)에서 코로나19 이후 2021년(-5만7000명)로 확대됐고 2022년(-12만4000명)부터는 3년 연속 -12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5년 동안 인구는 총 45만6000명 줄어들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주민등록 기준 인구(5121만7000명)의 약 0.9%에 해당하는 규모다.

출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90~1994년 352만7000명에 달했던 출생아 수는 2000~2004년 266만9000명으로 감소한 뒤 2005~2009년 229만8000명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고 2015~2019년에는 183만2000명, 2020~2024년에는 125만 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혼인 건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000건으로 2019년(23만9000건) 이후 가장 많았지만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결혼 건수는 101만4000건에 그쳤다. 이는 직전 5년(2015~2019년)의 134만6000건보다 33만2000건 적은 수치다.

일시적인 출산율 반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인구 비율이 상승하면서 생산연령인구는 줄고 부양 부담이 커지면서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22년 5167만 명에서 2030년 5131만 명으로 감소한 뒤 2072년에는 3622만 명(1977년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72년 47.7%에 달할 전망이다.

저출생·고령화가 심화할 경우 국가 재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장기재정전망을 통해 저위 인구 시나리오(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가채무 비율이 중위(173.0%)보다 9.0%포인트 높은 181.9%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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