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대체거래소 내달 4일 출범
복수거래소 체제로 투자자 편의 증가
거래 시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NXT, KRX보다 체결수수료 20~40% 낮아

내달 4일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하면서 한국거래소(KRX)와 함께 주식거래 복수시장이 형성된다. /넥스트레이드
내달 4일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하면서 한국거래소(KRX)와 함께 주식거래 복수시장이 형성된다. /넥스트레이드

다음 달 4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복수 거래소 체제로 바뀐다.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견제할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하기 때문이다. 이에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국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새로운 호가 방식을 통해 손절매 등 투자자 거래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투자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거래 가능 시간'이다. 정규장 전후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이 열리면서 국내 주식 시장의 거래 시간은 기존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확대된다.

구체적으로 거래 시간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으로 구성된다. 단, 정규 시장 개·폐장 시간인 오전 9시와 오후 3시 30분 전 각 10분씩 시세조종 방지를 위해 대체거래소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오후 3시 30분까지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주문은 효력이 없어졌지만 3월 4일 이후엔 오후 3시 20분까지 제출한 호가의 효력이 오후 8시까지 유지된다"며 "기존 정규장 이후 본인이 원하지 않는 호가에 주문이 체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따로 취소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새로운 호가 방식도 추가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 호가와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일에 맞춰 양대 거래소 모두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하기 위해선 투자자들이 별도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설치하는 등의 과정도 필요 없다. 

투자자가 매수·매도 주문을 낼 경우 호가창에 양대 거래소가 함께 표시되고 '최선 집행 의무'에 의해 마련된 증권사의 '자동주문시스템'에 따라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 △거래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더 나은 조건으로 주문을 넣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가 희망할 경우 HTS·MTS에서 직접 거래소를 지정할 수 있고 투자자가 우선시하는 거래 조건을 미리 설정하면 이에 맞춰 주문이 이행된다.

또 넥스트레이드의 체결수수료가 한국거래소에 비해 20~40% 더 낮은 수준이기에 전반적인 투자자 거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후 4월 30일까지 시장 모든 거래에서 거래 수수료를 면제할 방침이다. 

다만 종목과 관련해선 시장 개설일로부터 2주간은 10종목만 거래할 수 있고, 이후 1주 단위로 거래 종목이 늘어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1단계 기간인 3월 4~14일엔 △코스피 5개(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코스닥 5개(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개장 3주 차인 17일부터는 100개 종목을 더해 110개 종목이 거래 가능해지며, 4주 차인 24일에는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을 합쳐 350개 종목을 사고팔 수 있다. 국민주인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셀트리온 등은 24일 이후 거래할 수 있다.

개장 5주 차인 다음 달 31일부터는 거래 종목을 800개로 확대한다. 향후 법규를 개정해 투자자의 거래 수요와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도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NXT는 하반기 인가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점유율에 제한이 있다. 종목의 경우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한국거래소 해당 종목의 30% 초과하면 다음 날부터 거래할 수 없다. 대체거래소 전체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한국거래소 시장의 15% 초과할 경우 다음 날부터 전체 거래가 중단된다.

대체거래소의 공식적 출범을 앞두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28일 오전에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주재하며 "다음 주 대체거래소가 출범해 70여년간 이어져 온 단일거래소 체제가 복수·경쟁 체제로 변화하면서 주식 거래시간 확대, 거래 수수료 인하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관계기관이 시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거래소 출범에 대해 "KRX 체결 수수료 대비 20~40% 낮은 수수료, 신규 호가 유형 등으로 투자자·증권사 모두에게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프리마켓에선 미국 증시, 애프터마켓에선 중국·인도 등 아시아 증시와 유럽 증시 이벤트 등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메인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사회초년생 김모 씨(남·29)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ATS가 생각보다 복잡해 보이고 아직 종목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당분간 원래 하던 미국 장에 집중하려고 한다. 어느 정도 (대체거래소가) 안정기를 찾으면 그때쯤 (주식 거래를)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 씨(여·34)는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근무시간에 주식 창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신경 쓰여 전업투자자가 부러울 지경이었다"며 "이제는 출퇴근 시간에도 주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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