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미의 보석상자] (92)
뮤직비디오 속 ‘파라이바 투어멀린’
제이콥앤코의 아트 주얼리
1989년 브라질에서 첫 발견
희소성으로 세계 최고의 보석 등극

최근 컴백한 지드래곤(G-DRAGON)의 뮤직비디오 속엔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아이템이 있다. 그의 손가락을 장식한 반지다.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다. 무려 88억원짜리로 세계적인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콥앤코(Jacob & Co.)의 작품이다. 반지의 중심에는 최근 전 세계 부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희귀 보석이 있다. 바로 파라이바 투어멀린(Paraiba Tourmaline)이다.
파라이바 투어멀린, 강렬한 네온 블루의 파란색

파라이바 투어멀린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렬한 네온 색상이다. 구리(Cu)와 망간(Mn)의 함량 덕분에 푸른빛과 초록빛이 어우러진 독특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또한 다른 보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발광 효과가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보석 시장에서 높은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 품질이 좋은 원석은 캐럿당 수억원을 호가한다.
파라이바 투어멀린은 1989년 브라질 파라이바(Paraiba)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지의 이름이 보석 명이 되었다. 이후 일약 세계적으로 희귀한 보석으로 자리 잡았다. 산출량이 극소량으로 점점 희귀해지면서 가격이 폭등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보석 경매 시장에서 수억원대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브라질산 네온 블루 색상과 희소성 덕분에 점차 유럽과 미국의 보석 애호가, 컬렉터들 사이에서 유명세가 확산되었다.
그런 가운데 2000년대 초반 아프리카에서도 파라이바 투어멀린이 발견되면서 보석 시장에서 대중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프라카산은 브라질산의 네온 블루보다는 상대적으로 색의 강렬함이 덜한 경향이 있어 선호도가 낮다. 2020년대 들어서는 세계적인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들이 파라이바 투어멀린을 메인 스톤으로 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어 럭셔리한 이미지가 더해지며 가치가 더 치솟는 양상이다.
투어멀린이라는 우주, 무한한 색

투어멀린은 마치 광활한 우주와도 같다. 거의 모든 색상을 나타내는 광물이기 때문이다. 모스 경도 7~7.5로 내구성이 좋아 주얼리에 적합하다. 투어멀린은 특정 색상이나 화학적 조성에 따라 다양한 변종(Varieties)이 나타난다. 루벨라이트(Rubellite Tourmaline, 붉은색), 인디콜라이트(Indicolite Tourmaline, 파란색), 워터멜론 투어멀린(Watermelon Tourmaline)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파라이바 투어멀린이 가장 희귀하고 가치가 높다. 루벨라이트와 인디콜라이트도 고급 보석으로 인정받고 있다. 루비나 사파이어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서 여러 색을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이콥앤코, 혁신적인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지드래곤이 착용한 반지는 제이콥앤코의 ‘파라이바 투어멀린 칵테일 링’이다. 제이콥앤코 홈페이지에 의하면, 48.27캐럿의 파라이바 투어멀린을 중심으로 2.38캐럿의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0.37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제이콥앤코는 1986년 디자이너 제이콥 아라보(Jacob Arabo)가 설립한 브랜드다. 아트 피스라고 불릴 만큼의 독창적이고 대담한 주얼리와 시계로 명성을 쌓아왔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한나 등 세계적인 셀럽들이 제이콥앤코의 단골이다. 2024년 12월에 강남 도산대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티크를 오픈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제이콥앤코의 제품을 착용한 지드래곤은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패션과 주얼리의 아이콘이다. 실제로 그간 지드래곤의 아이템은 언제나 화제가 되곤 했다. 88억원 반지야 초호화 주얼리이니 대중적인 유행은 어렵겠지만, 국내에서 ‘파라이바 투어멀린’이라는 보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엔 충분했다. 그만큼 이번 지드래곤과 파라이바 투어멀린의 조우는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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