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83억 € 매출 달성 신기록
High NA EUV 확산 속 기술력 독점
푸케 CEO "중국 의존도 낮추겠다"

반도체 기술자가 극자외선(EUV)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 ASML
반도체 기술자가 극자외선(EUV)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 ASML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AI 반도체 수요 폭발과 대당 5000억 원에 달하는 High NA EUV 도입 열풍에 힘입어 2024년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그동안 저가 장비 판매처였던 중국과의 관계는 미묘한 변화를 맞고 있다.

28일(현지시각) ASML은 지난해 283억 유로(약 41조2000억 원)의 매출과 76억 유로(약 11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 4분기 매출은 93억 유로(약 13조5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크게 증가해 사상 최고를 찍었다. 총 이익률도 51.7%를 기록했다. 2025년 예상 매출은 300억350억 유로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AI 반도체 수요가 ASML의 성장을 견인했다. NVDIA,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 가속기 및 첨단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ASML의 고급 리소그래피 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High NA EUV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ASML의 기술 독점력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 고객사들의 기술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High NA EUV 장비가 차세대 반도체 생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ASML의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30%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규제에도 불구하고 심자외선(DUV) 장비의 중국 수출이 꾸준히 유지되며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점진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SML은 실제로 2024년 EUV급 이상의 장비(최첨단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전면 차단한 상태다. 반면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미국 및 동맹국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푸케 CEO는 "미국 정부의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해 중국과의 관계 '손절'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날 ASML은 주당 배당금을 6.40유로(약 9300원)로 책정했다. 이는 2023년 대비 4.9% 증가한 수치로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환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2024년 4분기에는 별도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지 않으며 현금 관리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