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사 지배구조 전쟁 본격화
예림당, 방어 전략은 제3자 배정 유증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에 나서면서 예림당과의 치열한 지분 경쟁이 예상된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또다시 재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사실상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하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티웨이항공에 경영 개선과 신규 이사 선임을 포함한 주주 제안을 전달했다. 주주명부 열람도 청구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예림당으로, 직·간접적으로 29.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였던 JKL파트너스 산하 투자목적회사 더블유밸류업이 보유 지분 14.90%를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에 1056억 원에 매각하면서,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대명소노시즌(10.00%)을 통해 총 26.77%의 지분을 확보한 2대 주주가 됐다. 양측의 지분 차이는 3.29%포인트에 불과하다.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은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재직하던 2011년에도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재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으며 성장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진에어를 앞서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지분 인수 과정에서 티웨이항공 주식을 주당 3290원에 매입했는데, 지난 24일 종가 기준 주가는 4110원대를 기록 중이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뿐만 아니라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인수했으며, 오는 6월 이후 추가로 11%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 청구권)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해 단거리와 장거리를 아우르는 대형 항공사(FSC)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핵심 승부처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다. 대명소노그룹은 서준혁 회장을 포함한 9명의 신규 이사 후보를 추천하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진은 총 7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이 중 사내이사 2명(대표이사 포함),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2025년 3월 31일부로 만료된다. 대명소노그룹은 5명을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를 12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지만 문제는 자금력이다. 티웨이항공의 모회사인 티웨이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4억4808만 원, 전체 유동자산은 81억 원에 불과하다. 반면 티웨이항공의 소액주주 지분이 40%를 넘어서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쉽게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현 경영진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시나리오도 점쳐진다.
국내 최대 리조트 기업인 소노인터내셔널의 재무적 여력은 확연히 다르다. 전국 17개 리조트·호텔과 스키장(비발디파크), 워터파크(오션월드), 골프장 등을 보유한 국내 최대 리조트 그룹인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3조5889억원, 현금성 자산은 2083억원에 달한다. 예림당과 비교하면 자산총액은 16배, 현금성 자산은 30배 차이다. 이에 따라 대명소노그룹이 이사회 진입에 실패할 경우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세호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성경제신문에 "만약 정기주주 총회에서 대명소노측이 일정 이사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경영권 확보의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상법 제418조에 따르면 3자배정 유상증자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을 위해 발행할 수 있다고 하나, 적법의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