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장악 후 3월 주주총회 예정
"현금 동원력 차이···방어 어려울 듯"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 전략을 본격화한다. /연합뉴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 전략을 본격화한다. /연합뉴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전략을 본격화하며 3월 주주총회가 중요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대명소노는 직접적인 지분 매입 대신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하고 이사회를 장악하는 전략을 선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 문제와 지분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로서 주주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명소노는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약 1897억원에 매입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예림당)는 30.09%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양측의 지분 차이는 3.32%포인트다.

대명소노는 지분 경쟁이 자금 소모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해 주총 표 대결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림당이 재무적 투자자(FI)와 연합할 경우 지분 경쟁이 격화되고 매입 비용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명소노는 FI들의 자금 지원 제안을 거절하고 이사회 장악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티웨이항공의 재무 건전성도 대명소노의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739%로 경쟁사인 제주항공(391%)과 진에어(343%)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노후 항공기 교체 및 정비 비용 조달이 필요하지만 재무구조 불안으로 외부 자금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명소노는 경영권 확보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해 재무구조 개선과 지분율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대명소노는 서 회장을 포함한 9명의 이사 후보를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티웨이항공 이사회는 7명으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 주총에서는 정홍근 대표, 김형이 경영본부장, 사외이사 김성훈·최서용 등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티웨이항공 정관상 이사회는 최대 12명까지 둘 수 있어 대명소노는 9명을 신규 선임해 이사회 내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명소노가 9명의 후보를 추천하는 것은 단순한 과반 확보가 아니라 주요 경영 안건 처리를 위한 3분의 2 이상 지배력 확보를 위한 목적도 있다. 상법 제397조 2에 따르면 이사회는 회사의 사업 기회를 개인이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상법 제398조에 따른 이사와 회사 간 거래도 3분의 2 이상 찬성이 요구된다.

현재 티웨이항공 이사진 중 나성훈 부회장, 정창희 전무, 최승환 사외이사 등 3명이 임기를 유지하고 있어 대명소노는 최소 6명 이상을 새롭게 선임해야 3분의 2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가 기존 경영진의 실적 부진을 강조하며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고 있다"며 "예림당이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현금 동원력에서 차이가 있어 표 대결에서 대명소노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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