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플랫폼 ‘로켓나우’ 출시
일본서 퀵커머스 운영했다가 철수
배민도 두 차례 진출했다가 실패
현금문화·고령화·폐쇄성 '걸림돌'

쿠팡이 일본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음식 배달 시장이다. 쿠팡은 2년 전 일본에서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의 음식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하고 있어 큰 성장 여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해 이번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도 일본 시장에 두 차례 진출했다가 철수했던 바 있어 쿠팡이츠의 일본 배달 시장 내 입지가 어떻게 확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14일 일본에서 음식 배달 플랫폼 '로켓나우'를 출시했다. 지난 5일부터 현지 배달 라이더를 모집했고, 우선 도쿄 미나토 지역 위주로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로켓나우는 현지 식당들의 음식만 배달하고, 이외 식료품 등 퀵커머스 배달은 하지 않는다.
일본의 리서치 업체인 ‘엔피디 재팬’에 따르면 일본의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8622억 엔(약 7조9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한 수치며, 코로나19 팬데믹 전 대비 약 106% 증가했다. 일본 내 주요 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가 약 7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음식 배달 문화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했고 최근 몇 년 간 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되면서 쿠팡이츠도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쿠팡은 일본 시장에서 실패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2021년 6월 현지법인 쿠팡재팬을 설립하고 도쿄도 메구로구, 세타가야구 등 일부 지역에서 식품과 생필품 등을 최단 시간인 약 10분 만에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했지만 1년 9개월 만에 철수했다. 일본은 국내와 다르게 아직까지 현금 문화가 남아 있어 배달보다 근처 편의점, 식료품 가게 등을 주로 이용하며, 고령화 사회와 주택 위주의 주거 문화, 수령인이 직접 받아야하는 택배 문화 등이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 배달 시장에는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이 2014년과 2020년 각각 진출했다가 모두 1년 이내에 철수했던 바 있다. 당시 배달 앱 사용자의 수용도와 식당 참여율, 라이더 구직난 등이 실패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에 쿠팡이츠가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과거의 실패와 일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버이츠, 라인맨, 도어대시 등 이미 강력한 사용자층과 인프라를 구축한 배달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쿠팡이츠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일본 소비자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잘 선택하지 않고 내수 제품을 쓰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진출해 성공하기는 힘든 국가”라며 “다른 국가들과는 소비 패턴도 다른 데다 특히 일본의 고령화 사회는 디지털 기기 활용에 있어 제약이 있고 택배 문화도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소비자들은 품질과 서비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현지인의 취향을 반영한 메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일본에서 잘 알려진 현지 음식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배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물류 시스템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