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가 공세, 반도체 시장 압박
미국 정책 불확실성, 업계 부담 가중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지속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속에 'KRX 반도체 지수'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게티 이미지 뱅크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지속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속에 'KRX 반도체 지수'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게티 이미지 뱅크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지속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속에 'KRX 반도체 지수'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16.02% 하락했다. 이는 거래소가 분류한 28개 지수 중 하락 폭 1위를 기록한 수치로 2022년 9월 -18.78%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55개 종목으로 구성된 이 지수는 올해 상반기 AI 열풍을 타고 상승세를 보였으나 7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의 하락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KRX 반도체 지수에 포함된 5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7월 720조원에서 12월 초 474조원으로 약 246조원이 증발했다. 하락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국인은 7월부터 11월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에서 총 19조454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시장의 업황 회복에는 여러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확대가 시장 점유율 경쟁을 심화시키며 지난달 PC용 D램 평균 거래가격은 1.35달러로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산 저가 D램 공급 증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가속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도 반도체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반도체 보조금 정책 재검토를 예고했으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중국 제재 완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업황 역시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과 PC 부문의 수요 둔화가 되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로 저평가돼 있지만, HBM3E 양산과 메모리 가격 반등 등의 불확실성 해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선 "HBM·DDR5 등 고부가 제품의 Mix 개선으로 높은 이익률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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