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DOJ 아시아나와 합병 최종 승인
목표 주가 3만3000원···가능성 주목
최근 차익 실현 매도로 1.16% 하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면서 마침내 세계 10위권 대형 항공사가 탄생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OJ)가 지난 2일(현지 시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최종 승인하면서 기업결합을 위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마쳤다.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시한 이후 4년여 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유럽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 직후 이를 미국 법무부에 보고했다. EC는 대한항공이 유럽 내 4개 중복 노선의 여객 이관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사업 매각 조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DOJ 승인이 완료되면서 대한항공은 12월 20일 이전에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인수해 자회사 편입을 마칠 계획이다.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88%를 확보하고 경영권을 갖게 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한항공 주가는 오전 11시 기준 2만5600원을 그리고 있다. 전일 역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16% 하락한 2만5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6.89% 하락한 1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합병 승인이라는 호재 이후 차익 실현 매도세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 기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실적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2025년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26조원, 영업이익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2027년 이후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되면서 안정적인 여객 수익과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구조적 성장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합병은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인 변동성을 가져왔지만 장기적으로는 항공업계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합병 이후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항공사는 델타항공(미국), 에미레이트항공(UAE)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운항 역량을 갖출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과 대한항공의 여객 사업 간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통합 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지며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마일리지 통합 정책과 독과점 문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후 6개월 이내에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 1:1 비율로의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양사는 각자의 사업 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통합 항공사 출범 시 스카이패스로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통합 전 최대한 소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비율도 합리적으로 산정할 방침이다.
한편에선 국적항공사의 통합으로 독과점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항공업종은 글로벌 경쟁 산업인 만큼 독과점으로 운임이 인상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장거리 여행 시 선택권 축소와 운임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한 통합 기업의 로고, 기체, 유니폼 디자인 등 세부 통합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조직문화 통합과 인적 교류를 통해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