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장 가동 틈새 공략 원천 차단
포스코 美 진출 가능성도 물 건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는 가운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절대 반대" 입장이 나와 이목이 쏠린다.
3일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나는 한때 위대하고 강력했던 US스틸이 외국 기업, 이번 경우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일련의 세제 혜택과 관세 조치들로 US스틸을 다시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조속히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나는 이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막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제철은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히는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20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인수에 난항을 겪어왔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US스틸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그동안 여러 차례 표명했다.
철강업계에선 트럼프 재집권기 미국의 4대 강재 수입국인 한국에도 보편관세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철강 수입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로 축소한 쿼터를 적용한 바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이 결과 한국 강재 수입량은 2015년 440만t, 2016년 350만t, 2017년 340만t에서 2018년 250만t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여기에 보편관세가 추가적으로 도입된다면 한국 철강의 대미 직접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는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보호무역주의 돌파 찬스로 받아들여졌다. 오랜 경영난 끝에 US스틸이 지난해 매물로 나왔고 세계 4위의 철강회사 일본제철이 경쟁 입찰 끝에 인수자로 선정됐다.
특히 신일본제철이 독점 금지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아르셀로미탈과의 합작투자로 설립한 앨라배마주 칼버트 철강공장의 지분 전량 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에도 미국 진출의 문이 열리는 듯했다.
또 실제로 기존 주가보다 40%나 높은 가격(주당 55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에 US스틸 주주들도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를 통과시켰다. 아울러 미국을 제외한 모든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에는 팔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미국 법무부의 승인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