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 용구 급여
2008년부터 '연간 160만원' 고정
수급자·공급자 모두 "금액 늘려야"

지난 10년 동안 국내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복지 용구 구입 지원금은 2014년 이후 16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이 지원금은 노인이 이동 변기, 목욕 의자, 보행기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복지 용구를 구매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한다. /챗GPT
지난 10년 동안 국내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복지 용구 구입 지원금은 2014년 이후 16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이 지원금은 노인이 이동 변기, 목욕 의자, 보행기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복지 용구를 구매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한다. /챗GPT

지난 10년 동안 국내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복지 용구 구입 지원금은 2014년 이후 16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이 지원금은 노인이 이동 변기, 목욕 의자, 보행기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복지 용구를 구매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한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금 한도가 변하지 않으면서 수급자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중 기타 재가급여(복지 용구) 연 한도액 /보건복지부 2024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이용 안내
노인장기요양보험 중 기타 재가급여(복지 용구) 연 한도액 /보건복지부 2024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이용 안내

1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평균적으로 매년 1.8% 정도의 물가가 올랐다. 특히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5.1%, 3.6%라는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 이를 누적해 계산하면 2014년 160만원의 가치가 2023년에는 약 191만2000원에 해당한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10년 전과 비교해 약 31만원의 구매력 감소를 의미하며 지원금의 실질 가치는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책정한 노인장기요양보험 기타 재가급여(복지 용구) 연 한도는 2008년 제도 도입 후 16년째 동결돼 있다. 현재 160만원으로는 필수적인 복지 용구를 구매하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업계 지적이 잇따른다.

복지용구 품목별 안내 캡처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복지 용구 급여 제품 안내
복지용구 품목별 안내 캡처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복지 용구 급여 제품 안내

주로 구매되는 복지 용구는 이동 변기, 성인용 보행기, 목욕 의자, 욕창 예방 방석 등이다. 국민건강보험 2024년 복지 용구 급여 제품 안내에 따르면 이동 변기 한 개의 가격은 최대 41만6000원이다. 목욕 의자는 72만원, 성인용 보행기는 66만3000원이다. 이 용품들의 가격을 모두 합산하면 약 180만원이 소요된다. 3가지만 구매해도 지원 한도액 160만원을 약 20만원 초과하는 금액이다.

복지 용구는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물품이다. 하지만 고정된 지원금과 상승하는 복지 용구 가격의 차이로 인해 경제적 부담은 수급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복지 용구 지원금은 매년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수급자는 자신의 생활에서 필수적인 복지 용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복지 사각지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복지 용구 지원 한도를 물가상승률에 맞춰 주기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복지 용구 업체 관계자들은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160만원 금액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먼저 수급자 측면에선 저렴한 침대와 휠체어를 대여하면 160만원 중 20~30만원만 남아 다른 복지 용구를 추가로 이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침대와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분은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전 손잡이, 미끄럼방지 매트, 이동 변기, 목욕 의자 등 꼭 필요한 물품을 추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는 것. 비용이 부족한 건 확실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공급자, 즉 제조업체 측면에선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어렵다. 원가 및 급여를 공단에서 지정하는 데 160만원 한도에 맞춰야 하므로 R&D에 투자하기가 어려워 많은 업체가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재 원가 및 인건비 증가를 따라갈 수 없는 구조"라며 "참고로 일본의 경우 침대, 휠체어 등이 국내 제품보다 품질이 월등하게 좋다. 국내는 160만원의 영향이 크리라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사회적 측면에선 현재 커뮤니티케어, 통합 재가 등 정책은 확실히 재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급자가 집안에서, 지역사회에서 더 편안한 활동을 유지해야 요양원 및 병원 입소·입원이 줄어들 거다. 복지 용구의 한도를 늘려야 위 정책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대부분의 업계 종사자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며 "복지 용구 제도를 이해하는 사람도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 여성경제신문에서는 제3회 해미백일장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요양보호사의 애환과 보람과 감동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환자를 돌보며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해미백일장에 요양보호사님의 많은 응모 바랍니다. 아래 포스터를 클릭하면 응모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