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비급여 보장 항목 '모든 치료비'
'보장 좋다' 소문에 가입자 몰려 리스크

국내 보험사가 넓은 범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 중단하거나 보장 범위를 축소해 재출시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 보험사가 넓은 범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 중단하거나 보장 범위를 축소해 재출시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 보험사가 넓은 범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 중단하거나 보장 범위를 축소해 재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출혈 경쟁 자제 권고에 따른 것으로 소비자 효용을 높이기 위해 출시하는 공격적인 보험 상품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암주요치료비(비례형)와 2대 주요 치료비(뇌혈관·허혈성심장질환) 담보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흥국화재 관계자는 "높은 소구력에 따른 특정 담보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판매가 중단된 두 상품은 급여 및 비급여 항목 보장 범위를 '모든 치료비'로 설정한 바 있다. 일부 의료비는 실손보험으로 중복 보장도 가능해서 계약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보험사의 암 주요 치료비 보장 상품은 비급여 보장 범위를 수술, 항암 방사선, 항암약물로 축소했다.

흥국화재와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도 상품의 보장 범위를 줄여 재출시에 나선다. KB손보는 지난 16일 독감 보험 상품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보장 한도를 축소한 바 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3분기 간호·간병보험, 독감 치료비,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 사용료의 보장 한도와 가입 한도를 높였다. 이에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사 간 과당경쟁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말에도 금감원은 독감 치료비 한도를 현행 10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줄일 것을 권장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공격적인 보험 상품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자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개발할 때 다 예상 손해율 등을 열심히 따지고 상품을 출시하더라도 정부나 금융당국에서 '한도 줄여라' 해버리면 따라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내 보험 시장은 레드오션이라 보장 범위가 넓은 상품을 한 보험사에서 출시하면 다른 보험사도 비슷한 상품을 줄줄이 출시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모두 비슷하게 취급하는 것에도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