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론 급여 지출 충당 못해
"위험자산 비중 상향 참조해야"

4대연금 개혁 (PG) /연합뉴스
4대연금 개혁 (PG) /연합뉴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 수년째 적자 규모가 느는데 운용수익률은 미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조원을 정부 재정에 의존하고 있어 투자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공무원연금기금 금융자산운용 수익률은 9.3%로 집계됐다. △2022년 -4.4% △2021년 8.1% △2020년 9.6% △2019년 8% 등 최근 5년간 한 자릿수 대에 머물고 있다.

군인연금 수익률은 지난해 8.06%이며 △2021년 3.16% △2020년 3.24%  △2022년 –5.03% △2019년 6.07% 등 최근 5년간 한 자릿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무원·군인 모두 당기 보험료 수입보다 당기 급여 지출이 많아진 상황이며 그 차액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올해 기준 지출해야 할 급여액(21조 9458억원)보다 들어올 보험료 수입(14조 5407억원)이 7조 4051억원이나 부족하다. 올해 부족한 금액은 군인연금은 2조 158억원이다.

두 연금은 보험료 수입만으로 그해 연금 급여를 주는 게 불가능하다. 올해 기준 공무원연금은 수입이 지출보다 7조 3896억원, 군인연금은 1조 9567억원이 부족하다.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려면 두 공적연금을 합쳐서 9조 4209억원의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2002년, 1973년 기금이 고갈됐다. 공무원연금 적자폭은 급여액 증가로 인해 2019년 2조 2805억 원에서 올해는 세 배 이상 불어난다. 군인연금 적자도 2019년(1조 6306억 원)과 비교해 24% 증가한다.

[그래픽] 주요 공적연금 재정수지 현황​​​​​​​ /연합뉴스
[그래픽] 주요 공적연금 재정수지 현황 /연합뉴스

반면 국민연금 수익률은 지난해 13.5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9.71%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해외주식 수익률이 20%대에 달하면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국민연금공단은 ‘손실 방어’에 주안점을 두던 과거 운용 기조에서 벗어나 다소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5월에는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기존 54%에서 6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군인연금은 규모 자체가 큰 편이 아니라 공단이 아닌 국직부대에서 담당한다. 하지만 투자 전문가가 아닌 일반직 공무원이 직접 기금투자를 담당하고 있어 기금운용 수익률이 타 공적연금에 비해 낮은 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책임준비금으로 채권 비중이 높은 안정적 투자를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캐나다 국민연금은 목표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위험자산 비중 85%의 기준포트폴리오를 설정하고 이로부터 10년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상회하는 우수한 투자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모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완전부가방식으로의 전환이 아닌 정상상태 부분적립의 유지와 보험료와 운용수익의 역할 분담으로 미래 급여지급에 대응한다는 개혁의 큰 방향은 참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미 재정 악화의 늪에 깊숙이 빠진 특수직역연금은 그대로 놔둔 채 이른바 '자동조정장치'를 국민연금에 도입하려는 데 대해 김선민 의원은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재정추계 상 2036년이 되어서야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국민연금에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운영되면 국민연금의 실질 가치 보장을 훼손하는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연금액, 수급 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대 여명이 늘어나면 연금 수령액을 깎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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