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심의 부적합' 판단한 팀장 좌천
한민수 “방심위 정권 충성 도구 전락”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해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영상의 접속차단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류 위원장은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 영상을 심의 안건으로 올리라고 지시했느냐"는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실제 한 의원이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6일 늦은 시간에 A 통신심의국장에 직접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영상의 통신심의 긴급안건 상정을 통한 처리를 지시했다.
이에 A 국장은 이튿날 오전 5시 35분 담당 B 팀장에게 "위원장님이 어제 늦은 밤 오늘 권리침해 긴급안건 상정을 지시하신 게 있다"라고 이른 출근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본 기사가 오늘 저녁 9시에 오픈한다고 위원장님이 빨리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하셨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B 팀장은 공인의 명예훼손 사안을 사실관계 확인 없이 긴급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 불법 사안임이 명확해야 안건 상정과 처리가 가능하나 B 팀장은 해당 영상이 모두 요건으로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류 위원장은 경호법상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해당 영상의 공개를 막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 팀장은 좌천돼 부산으로 인사이동 됐다는 게 한 의원 측 지적이다. 류 위원장은 "다만 사실관계가 좀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와 개인적으로 연락하느냐'는 한 의원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답했다. 김 여사 측 대리인의 민원 신청과 관련해선 "특정 민원 신청 시점을 위원장으로서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방심위는 "위원회 기본규칙 7조에 따라 위원장은 단독으로 위원회 회의에 의안을 제의할 수 있다. 아울러 서울의소리 유튜브 영상을 긴급안건 등으로 심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의원은 “방심위를 정권 충성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류희림 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류 위원장이 해당 영상의 차단을 자체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은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