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급액 코픽스 0.04포인트↑
기준금리 하락 효과 시장 선반영
연말까지 현재 분위기 이어질 듯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며 역주행 중이다. 기준금리 하락 효과가 시장에 선반영 됐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올린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차주들이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거라고 진단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8월(3.36%)보다 0.04%포인트 높은 3.40%로 집계됐다. 6월 이후 8월까지 석 달 연속 이어진 하락세였지만 반등했다. 다만 잔액 기준 코픽스는 3.67%에서 3.63%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하락하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고 오르면 그 반대다.
일부 시중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코픽스를 반영해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를 올렸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가 4.71~6.11%에서 4.75~6.15%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도 5.31~6.51%에서 5.35~6.55%로 0.04%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코픽스가 아니라 금융채를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를 산정해서 상승분은 시간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떄문에 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빨리 반영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하락하던 코픽스가 상승으로 돌아선 이유는 기준금리 하락 효과가 시장에 선반영 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은 금통위 직후 주재한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라며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모든 감독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가 하락할 때도 꾸준히 올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7~8월 두 달 동안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주담대 금리를 20차례 이상 인상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가계부채 위험이 계속되면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금융당국 메시지도 있었기 때문에 금리를 통한 가계대출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 연말까지는 분위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올해 말까지 3.25% 현재의 기준금리가 유지된다면 단기급등 피로감과 대출규제가 강화된 현재상황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강한 창구지도를 받고 있는 시중은행이 바로 대출금리를 내리지는 못한다.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현재 분위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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